배재대 임대영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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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배재대 공대 임대영(林大永·45·신소재공학부 교수)학장은 동료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서 '우리지날'로 통한다. "우리도 지랄해서 날아보자"란 다소 속된 말을 줄인 것이다.

그가 이런 독특한 별명을 갖게 된 데는 깊은 사연이 있다. 29세 때인 1986년부터 서울에서 전임강사 생활을 하던 林학장은 '존경하는 은사를 따라' 90년 배재대 조교수로 부임했다. 하지만 역사가 짧은 지방 사립대학인 데다, 소속 학과(당시 무기재료공학과)가 89년 신설된 탓에 학생들 대부분이 자신들의 진로에 대한 자신감을 잃은 채 방황하는 분위기였다. 자나깨나 제자들의 앞날을 걱정하던 그는 어느 날 우연히 대전 갑천변을 거닐던 중 물위에 떠 있던 청둥오리떼가 공중으로 날아 오르는 장면을 목격했다. 하지만 날렵하게 비상(飛翔)하는 일반 새들과 달리 발버둥을 친 끝에 어렵게 날아 오르는 게 아닌가.

그는 여기에서 평범한 진리를 얻는다. "비록 날개에 비해 몸이 상대적으로 뚱뚱하고 물에 젖어 있는 오리지만 자신감을 갖고 노력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林학장이 학생들에게 '시도 때도 없이' 부르짖은 '우리지날'이란 구호는 어느 사이엔가 자연스럽게 별명으로 굳어졌다.

그의 '제자 사랑'은 구호에만 그치지 않았다. 중소기업지원연구소를 만든 그는 졸업생들의 취업 알선을 위해 동료교수들과 함께 사비를 털어 전국의 중소기업들을 누비고 다녔다.

대전=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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