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일본 무대서 '쩡아'는 뜹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지난해 SBS와 일본 NTV 사이에 프로젝트 하나가 추진되기 시작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맞아 문화 교류의 일환으로 프로그램을 공동 제작하자는 구상이었다. 10여 차례 모임을 가지면서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이 무전 여행을 하면서 우정을 쌓고, 여행 도중 만든 노래로 콘서트를 열자'는 쪽으로 줄기가 잡혔다. 자연히 참가자는 작사·작곡 능력과 뛰어난 노래 실력, 붙임성과 체력 등을 고루 갖추고 있어야 했다.

우리의 경우 20여개 연예 기획사들이 내놓은 '비장의 카드' 중 오디션을 거쳐 한 명이 뽑혔다. 동덕여대 실용음악과에 재학 중으로 4인조 여성 댄스그룹 '주얼리'의 보컬이기도 한 박정아(21·사진)였다. 일본에선 가수 나루미 가즈유키(19)와 통역을 맡을 재일교포 3세 하타 마사히로(21)가 멤버에 포함됐다.

이들은 지난 1월 20일부터 10주간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중국·라오스 5개국을 돌았다. 숙식은 차에서 해결했고, 여비는 음식점 아르바이트와 길거리 공연을 하면서 충당했다. '아시아 에이치(H)'라는 그룹을 결성한 이들은 3월 23일 한강 둔치에서 자신들이 만든 노래 '라스트 송'을 선보였다. 이 대장정은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방송돼 큰 인기를 모았다.

그리고 박정아는 일본에서 애칭 '쩡아'로 불리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일본의 연예·스포츠 신문들은 최근 그녀에 관한 기사를 경쟁적으로 실었다. "방송에서 보여준 그녀의 가식 없는 행동과 말투, 노래 솜씨가 일본 젊은층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녀는 일본 소니사의 요청으로 오는 20일 일본에서 발매 예정인 월드컵 공식 음반에도 '라스트 송'을 실었다. 여세를 몰아 본격적으로 일본 무대에 뛰어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또 음악 전문 채널인 MTV의 'MTV 라이브 와우'(Live Wow)(연출 전광영)의 진행자로도 데뷔했다. 지난 10일부터 방영한 '…와우'는 콘서트와 버라이어티 쇼를 결합한 개념으로 다음달부터 대만·중국·일본에서도 방영된다.

"아시아 전역에서 한국 음악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자유스러운 분위기의 라이브 쇼를 만들거예요. 개인적으로도 범 아시아 스타로 가는 열차가 됐으면 좋겠고요…."

글=이상복, 사진=신인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