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사고·IT결합 마케팅 혁신 이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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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서울 여의도의 한 레스토랑. 아직은 맛깔스런 요리를 파는 곳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곳은 조만간 크게 바뀐다. 가게 내에 설치된 TV모니터를 통해 고객들이 빙고게임을 할 수 있게 된다. 퀴즈 문제도 이를 통해 보고, 풀면 경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이벤트가 진행되는 분위기는 과거와는 다르다. 빙고게임을 하나 장내는 시끌벅적하지 않다. 고객들이 게임을 하는지 안하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하다. 게임이 TV모니터와 휴대폰간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TV모니터에 나오는 게임이나 퀴즈를 자신의 휴대폰에 다운로드 받는다. 그 후 답을 가장 빨리 서버에 전송하면 경품을 받는 것이다.

이 레스토랑은 연인이벤트도 할 예정이다. 연인들은 이곳에 오기 전 PC나 휴대폰으로 서버에 접속, 연인에게 제공하고픈 이벤트를 선택·입력한다. 배경음악이나 음성 또는 문자 메시지도 입력한다. 꽃과 케이크도 주문한다. 그 후 등록한 시간에 연인과 함께 이 곳에 오기만 하면 TV모니터에서 입력한 음악과 메시지가 때맞춰 나온다. 예쁜 도우미가 주문한 케이크와 꽃도 가져다 준다.

이런 서비스가 가능해 진 것은 다름 아닌 셋톱박스와 휴대폰 등 덕분이다. 셋톱박스는 아직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도구에 머물고 있다. 휴대폰도 통화나 문자·음성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를 이용해 새로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창조산업 즉, 크레비즈다.

이 레스토랑의 경우를 보자.이벤트는 분명 고객을 더 끌어 모을 것이다. 주인은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휴대폰 사용이 더 늘어 이동통신 사업자 역시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객은 거의 같은 비용으로 흥미를 얻고 연인에 감동을 주고 경품도 탈 수 있다.

이처럼 새 비즈니스가 창출되고 더 높은 수익이 오르니 이동통신업자와 레스토랑 주인은 협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고철박스로 전락할 수도 있는 셋톱박스는 크레비즈를 만나 돈 만드는 마술박스로 변신하게 되는 셈이다.

스몰비즈니스를 하는 점포주에 있어서 크레비즈의 중요성은 그래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마케팅의 혁신을 불러오는 것이다.

휴대폰이 창출해 내는 크레비즈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휴대폰은 이제 지갑으로 변했다. '모네타 휴대전화'는 신용카드를 꽂아 대금결제를 할 수 있다. 휴대폰으로 길 안내를 하는 '네이브 드라이브'도 나왔다. 벨이 전화기를 발명한 것은 1876년이다. 그는 당시 1백26년 후 이런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창조적 사고와 IT의 결합으로 새로운 비즈니스가 줄줄이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카드조회기도 크레비즈를 만나면 더욱 똑똑해 진다. 돈을 더 벌 수 있게 해준다. 지불결제 전문업체 KIS정보통신은 최근 신용카드 매출전표에 가맹점의 광고를 자동으로 출력해 주는 조회기를 내놨다. 매출전표 하단에 가맹점의 상호·로고·전화번호 등을 넣어준다.

크레비즈 전문가 김대중씨는 "창조적 사고를 담은 크레비즈만이 가맹점주들을 살찌울 수 있다. 크레비즈는 참여업체 모두에 상생의 부가가치를 창출해 준다"고 말했다.

크레비즈는 앞으로 또 다른 산업혁명을 부르는 제4의 물결이 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조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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