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리모델링] 노후준비 위해 빚 끌어다 대형 아파트 샀는데…가계에 부담만 주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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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Q 서울 목동에 살고 있는 주부 최모씨는 40대 후반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이 수년 후 퇴직하게 되지만 자녀 교육은 물론 노후 준비를 거의 하지 못했다. 지난해 봄 인근의 55평짜리 아파트를 투자 목적으로 빚을 끌어다 사둔 게 화근이었다. 전세를 옮겨 다니면서 남는 돈으로 대출금 일부를 상환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이자 지출이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 최씨는 이런 상황에서 노후 준비와 자녀 교육비 마련이 시급하다며 상담을 요청해 왔다.

A 노후 준비용으로 아파트 한 채만을 바라보며 살고 있는 중산층이 많다. 부동산 불패신화만 믿고 무리하게 빚을 얻어 살림 규모에 맞지 않은 대형 아파트를 구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신화가 깨진 요즘 아파트는 노후 준비는커녕 발목을 붙들고 있는 애물단지로 변했다. 특히 대형 주택은 인구의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수익성과 환금성이 떨어져 투자 대상으로서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노후에 생활비는 물론 비상자금도 필요한데 부동산에 자산이 묶여버리면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이런 중산층들은 부동산 위주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하루빨리 벗어 던지고 금융자산을 키우는 게 급선무다. 최씨네도 마찬가지다. 목동 아파트를 처분해 빚을 청산하는 게 노후 재무설계의 관건이다.

◆목동 아파트를 빨리 팔자=최씨네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가격이 잠시 회복하는 시기에 시세차익을 노리고 14억원짜리 목동 아파트를 구입했다. 구입 당시 대출은 7억원이었지만 전세를 놓은 돈으로 일부를 상환해 지금은 3억3000만원이 남아 있다. 그래도 최씨네 수입으론 이자 부담을 감당할 수 없어 매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씨네는 자녀 교육과 노후 준비를 위해 여유자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목동 아파트가 커다란 짐이 되고 있다. 가급적 빨리 이 아파트를 팔아 대출금과 이자 상환 부담을 없애버리자. 목동 아파트를 매각할 경우 손실이 생길 수 있지만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그렇게 손해는 아니다. 이렇게 해서 전세금과 대출금을 갚고 나면 약 6억원의 여유자금이 생긴다. 이 돈으로 평수를 줄여 내집 마련에 나서도록 하자. 최씨 부부의 나이엔 거주의 안정성이 중요하므로 내집이 있어야 한다. 앞으로 아파트는 대형보다는 소형이 더 유망해 보인다.

◆노후 준비는 금융자산으로=최씨네는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별도의 노후 준비가 전무한 상태다. 다행히 아파트를 팔아 대출금을 상환할 경우 매월 160만원씩 나가던 이자 부담에서 해방될 수 있다. 이 중 50만원을 연금보험에 가입하도록 하자. 다소 늦긴 했지만 연금 불입을 꾸준히 해나가면 노후가 나아질 것이다. 나중에 연금자산이 부족해지면 보유 주택을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충당할 수도 있다. 또 아이들의 교육비 마련을 위해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도록 하자. 첫째를 위해선 30만원을, 둘째를 위해선 20만원을 각각 불입하면 되겠다. 비상자금용으로는 매월 25만원의 투자가 좋겠다. 최씨네는 부동산에만 관심을 두어 펀드 투자를 불안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3년 이상 장기 불입하게 되면 최소한 정기적금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실손보험에 가입하자=최씨네 가정은 모두 7가지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이 중 어린이 보험 1개와 부부 건강보험 2개는 납입이 완료된 상태로 전체 보험료 불입액은 6만원이다. 일반 가정의 보험 지출 비중 8~10%에 비하면 너무 적다. 어린이 보험은 각 2개로 가입 시기가 적절해 불입금이 많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보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부부가 들어놓은 보험은 보장 기간이 너무 짧아 효율성이 떨어진다. 그중 입원비 보험은 보장 내용도 엉성하고 보험료가 매년 올라가는 단점이 있다. 부동산 정리가 끝나 현금 흐름이 개선되는 시점에서 손해보험회사의 실손보험에 가입할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월 가입액은 10년 납입 기준으로 남편은 10만원, 부인은 8만원 정도면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실손보험을 든 다음 입원비 보험을 해약해도 큰 문제는 없다고 판단된다. 아울러 현금 흐름 개선 정도를 살펴 여유가 있다면 추가로 연금상품을 하나 더 들어두는 것도 괜찮겠다.

서명수 기자

◆ 이번 주 자문단=김한수 밸류에셋자산관리 서울본부장, 김재언 삼성증권 부동산 전문위원, 김재욱 국민은행 여의도PB센터 팀장, 범광진 푸르덴셜투자증권 웰스매니저(왼쪽부터)

◆ 신문지면 무료 상담=방문이 어려울 경우)로 전화번호와 자산현황, 수입지출 내역, 상담 목표를 알려주십시오.

◆ 대면 상담=전문가의 직접상담은 재산리모델링센터로 신청(mindwash@joongang.co.kr>·02-751-5852) 하십시오. 사회공헌 활동인 ‘위스타트 운동’에 5만원을 기부해야 합니다.

◆후원=미래에셋증권·삼성생명·외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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