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퍼~"소리 들리던 그 때가 있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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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똥 퍼요, 똥 퍼. 겨우내 얼었던 똥 풉시다아~똥." 골목길 어딘가에서 구성지게 들려옴직한 이 소리를 요즘 아이들도 알고 있을까. TV와 라디오가 귀해 홍보 수단이라고는 목청밖에 없던 시절,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가위를 찰깍거리던 엿장수 아저씨, "뻔~뻔!"을 외치던 번데기 장수 아저씨 등 부모 세대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열두 가지 이야기를 꾸몄다.

동동구리무·찹쌀떡·새우젓·채권·뻥튀기 장수처럼 당시의 형편을 알게 해주는 소재들을 이야기하다보면 부모와 아이들 사이에 공감대가 넓어질 듯하다.

한국아동문학상을 받은 이규희·심후섭씨 등 중진 작가들이 글을 썼다. 배탈이 나 뒷간을 갔더니 자신이 골려 주던 방씨 아저씨가 똥을 푸고 있어 똥물을 튀길까 전전긍긍하는 이야기, 번데기 장수 아버지의 응원 소리가 부끄러워 달리기에 졌지만 결국 아버지의 정을 새삼 느낀다는 이야기 등이 훈훈하게 다가온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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