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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람] "우리 과일 공동브랜드로 세계시장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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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외국 농민들은 오래전부터 '선키스트' '돌' 같은 거대 브랜드를 통해 세계 시장을 공략해 왔습니다. 이에 맞서려면 한국의 과수 농가들도 단일 브랜드로 똘똘 뭉치는 길밖에 없어요."

23~25일 서울 삼성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썬플러스'라는 브랜드의 친환경 과일을 시험판매하는 윤익로(70) 한국과수농업협동조합연합회장. 2001년 12월 경북능금.안성배.제주감귤.진주단감 등 국내의 대표적인 과일전문조합 13개가 뭉쳐 탄생한 연합회가 3년여 준비작업을 거쳐 이번에 공동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이다.

"개별 지역 브랜드보다 품질이 좋아야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친환경 농법으로 당도 높은 과실을 재배하는 기술을 개발해 1100여개 회원 농가에 보급해 왔습니다."

연합회 소속 친환경기술지원단은 회원 농가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천연 유기질 비료와 잔류 기간이 짧은 저독성 농약만을 사용하도록 지도했다. 첫 결실은 소비자 시판에 앞서 지난달 서울 강서농산물도매시장에서 도매상들에게 먼저 선보인 바 있다.

"당시 반응이 무척 좋았습니다. 경매에서 사과 5㎏(10개들이) 한 상자에 4만5000원씩 400상자가 매진됐으니까요. 시중에서 일반 사과 한 상자가 2만~3만원에 거래되는 걸 생각하면 놀랄 만한 일이죠."

윤 회장은 그때 '명품 사과''명품 배'를 만들면 외국 농산물과 경쟁해 충분히 이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이제껏 국내 과수 농가는 양으로만 승부하려 했어요. 하지만 지금처럼 국경이 무너진 시대에 국내는 물론 외국 소비자까지 만족시키려면 고품질로 밀고 나가야 합니다."

연합회는 내년부터 '썬플러스' 브랜드 과일의 생산량을 수천t으로 늘려 전국 대형 마트 및 백화점을 통해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그간 막혀 있었던 한국산 사과의 미국 시장 진출도 재추진할 생각이다.

40년간 예산에서 사과 농사를 지어온 윤 회장은 현재 예산능금농협조합장과 농협중앙회 사과전국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연합회 창립 때 4년 임기의 초대 회장에 선출됐다.

글=신예리 기자, 사진=신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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