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산 아이스크림 '더 고급스럽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통에서 떠먹는 패밀리 아이스크림 제품이 업그레이드 됐다. 종전보다 훨씬 고급 원료를 쓰고 맛도 다양해졌다. 포장과 디자인이 고급스럽게 바뀌었고 값도 20~50% 비싸졌다.

여기에는 외국산 아이스크림의 공략이 자극이 됐다. 최근 미국·프랑스·호주·뉴질랜드 등 외국 아이스크림 회사들의 판촉행사가 부쩍 잦아졌다. 거리에서 제품을 무료로 나눠주는 이벤트도 자주 한다.

롯데제과·해태제과·빙그레 등 국내기업들은 시장 잠식을 우려해 고급화로 맞서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외국산 고급 제품에 길들여 있는 신세대 입맛에 맞춰 맛과 종류를 다양화했다"고 말했다.

◇밀려드는 외국산=배스킨라빈스·하겐다즈·드라이어스에 이어 올 들어 프랑스의 띠리에·스완센·파프리와 뉴질랜드의 내추럴 등이 한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기존의 하겐다즈·드라이어스 등은 편의점 등에 냉장고를 설치해주며 판촉을 한다.

프랑스산 아이스크림은 유지방이 많이 들어 있는 미국·뉴질랜드산과 달리 과일·곡물 등을 많이 섞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업체의 맞불=롯데제과·빙그레는 지난해 말, 해태제과는 올해 초 기존 제품을 고급화한 아이스크림을 내놨다. 롯데제과는 2천원짜리 '조안나'를 업그레이드한 3천원짜리 '위즐'을 내놨다. 바닐라 맛 위주에서 벗어나 아몬드·피칸·초코퍼지·초코피넛·코코아 등 여러 원료를 섞었다.

롯데 관계자는 "위즐의 경우 한 제품에 세 가지 이상의 원료를 섞어 다채로운 맛을 내고 푸짐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며 "신세대들의 반응이 좋아 월 평균 20억원어치씩 팔려 패밀리 아이스크림 부문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고 말했다.

빙그레는 장수 브랜드 '투게더'를 '투게더 클래스'로 리뉴얼했다. 바닐라향 일색에서 벗어난 게 큰 변화다. 아몬드·초코시럽과 감미료 프럴린을 많이 넣고 값도 1천5백원에서 3천원으로 올렸다.

해태제과도 기존 제품을 고급스럽게 꾸민 '베스트원'을 선보였다. 유지방 성분을 6%에서 9%로 올렸고 모카헤즐넛·크러스트 등 종류가 다양하다. 또 금색을 많이 사용한 포장 디자인을 채택해 고급 이미지를 높였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아이스크림도 고급이 아니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며 "국산 제품은 동네 슈퍼나 할인점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산과 경쟁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스크림 기준=식품의약품안전청 규정(식품공전)에 따르면 유지방 함유량이 6% 이상이면 아이스크림이란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와 별도로 유지방이 13% 이상이면 프리미엄급, 15% 이상이면 슈퍼 프리미엄급이라고 부른다. 2% 이상인 제품은 아이스밀크, 유지방이 없는 샤베트·바 등은 빙과류라고 한다.

김준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