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내전 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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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히말라야 소국(小國) 네팔이 내전으로 계속 신음하고 있다. 마오쩌둥(毛澤東)주의를 추종하는 마오 반군과 정부군의 내전으로 지난 1주일 동안 무려 1천여명이 숨졌다.

국영 방송인 라디오 네팔은 9일 "마오 반군의 거점인 카트만두 서쪽 롤파 자치구의 감 지역에서 7일 정부군과 반군간 교전이 발생해 정부군 1백4명, 반군 2백50명이 각각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전투는 마오 반군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됐다. 지난 2일 정부군이 헬기를 동원해 반군 점령지인 감 지역에 대해 공세를 펼쳐 마오 반군 6백명을 사살한 데 대한 보복작전인 셈이다. 이 방송은 "마오 반군이 민간인들을 방패삼아 정부군에 대한 포위 공격을 벌이는 바람에 사망자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AFP 통신은 "감 지역은 1996년 네팔 공산당에서 떨어져 나온 마오 반군들이 입헌 군주국인 네팔의 군주제 타도 운동을 처음으로 벌였던 곳"이라며 "마오 반군은 인명 피해에도 불구하고 결국 감 지역을 탈환했다"고 보도했다.

감 지역뿐이 아니다. 카트만두 동쪽 4백㎞ 지점인 차인푸르에서도 정부군과 마오 반군이 맞붙어 정부군 4명과 반군 14명이 숨졌다.

사태가 긴박해지자 셰르 바하두르 데우바 네팔 총리는 7일 급히 미국 방문에 나섰다. 내전에 대한 미국측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서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7일 데우바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대(對)테러전의 일환으로 반군과의 전쟁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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