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번 실수… "어,이 사람이 아닌데" KBS 'TV는 사랑을 싣고' 12일 4백회 특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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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스타들의 추억 속 주인공을 찾아 나서는 KBS 'TV는 사랑을 싣고'(사진)가 12일로 여덟살 생일을 맞는다. 지난 1994년 5월 전원주 편이 첫 방송된 후 지금까지 4백회를 이어오며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첫사랑·스승·은인·친구 등을 만나게 해주는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실제로 동창생을 찾는 인터넷 사이트가 활발해지고 교육청에는 '스승찾기 창구'가 마련될 정도로 신드롬을 낳기도 했다.

'TV는 사랑을 싣고'에 다녀간 명사는 7백여명. 연예인·스포츠 스타·정치인 등 각 분야의 인물들이 출연해 다양한 사연을 뿌렸다. 탤런트 최수종은 초등학교 은사를 찾았지만 이미 고인이 됐음을 알고 눈물을 펑펑 흘려 시청자를 안타깝게 했고, 농구선수 현주엽이 첫사랑인 여자친구 얼굴을 차마 보지 못해 의자 뒤로 숨어버릴 때는 그 순수함에 무대가 웃음바다가 됐다. 차인표가 힘들었던 미국 유학시절 형제애를 나눴던 터키인 친구와 뜨겁게 포옹하며 눈물을 흘릴 때는 사회자와 방청객도 함께 울었다.

많은 시청자들이 사회자로 이상벽·이금희씨를 떠올리지만 초대 MC는 다름아닌 탤런트 한진희씨와 전 KBS 아나운서 임성민씨였다. 그후 이상벽씨가 바통을 이어받아 든든한 터줏대감 역할을 하면서 이금희·김지영·황현정·이다 도시·이매리·설수진과 호흡을 맞췄다.

자연스럽고 극적인 만남을 위해 보안을 철저히 유지하고 연출된 장면을 배제하는 'TV는 사랑을 싣고'가 8년을 끌어오는 동안 '사고'를 낸 건 딱 한 번이다.

전국 방방곡곡, 해외를 가리지 않고 출연자가 만나고 싶어하는 주인공을 1백% 찾아내던 추적팀이 그만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제작팀은 농구 선수 강동희가 초등학교 시절 짝사랑한 여자 후배를 찾아 무대에 세웠으나 정작 그 여성은 강 선수가 좋아한 후배가 아니었다. 황당해하는 강동희의 표정과 당황한 MC의 모습 등 당시 방송되지 못한 강동희편은 12일 4백회 특집을 맞아 전격 공개된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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