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DA 승인약 잇따라 부작용 소비자들 원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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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 보건부 산하 감찰국이 2001년 식품의약국(FDA) 과학자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가 최근 시민단체의 정보공개 요구로 공개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FDA 과학자 중 3분의 2가 시판 중인 약품의 안전성을 추적, 감시하는 FDA의 활동이 미흡하다고 답했다. 또 과학자들의 3분의 1은 신약 승인 과정에 의혹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FDA 간부들이 제약업계와 너무 밀착돼 있다는 것이다.

이미 내부로부터 이런 비판을 받아온 FDA가 이젠 소비자들로부터도 원성을 사고 있다. 인기리에 팔린 약들이 잇따라 심각한 부작용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말 머크사가 심장병 위험을 높인다며 '바이옥스'를 회수한 데 이어 화이자사의 '세레브렉스'도 유사한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미 국립암연구소 조사 결과 나타났다. 세레브렉스 부작용 발표가 나오던 지난 17일 또 다른 대형 제약회사인 엘라이릴리사도 집중력 강화 치료제인 스트래테라에 간 손상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 화이자사는 다른 진통제인 벡스트라에도 심혈관 위험 경고문을 부착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FDA는 2년 반 이상 정식 국장 없이 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주요 부서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약품 안전성 문제가 발생해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단체들은 일차적인 잘못은 제약회사에 있지만 FDA도 책임을 면키 어렵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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