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정권·盧후보 '난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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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이 8일 대구·부산에서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 일가 비리 의혹 규탄대회를 겸한 지방선거 필승 결의대회를 열었다.'영남 민심 다지기'다. 대구 실내체육관과 부산 구덕체육관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이회창(會昌)대통령후보·영남 출신 의원과 당원 1만여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한나라당은 영남권에서 약화하고 있는 '노풍(風)'을 완전히 잠재우기 위해 대통령 일가 비리 의혹과 민주당 노무현(武鉉)후보를 집중 성토했다.특히 연설에 나선 일부 의원은 후보를 공격하며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까지 쏟아냈다.

◇부패 정권 규탄과 노무현 후보 비난=대통령 후보 확정 이후 첫 행보지로 영남을 찾은 이회창 후보는 "이 정권은 부정부패로 끝나지 않고 권력기관이 범죄 은폐 음모를 꾸미고 있다"며 "지방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해 타락한 정권을 갈아엎자"고 주장했다.

박관용(朴寬用)총재권한대행은 "노무현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의 넷째 아들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며 "부패한 정권의 후계자이고 타락한 정당의 대변자이자 김대중 대통령의 승계자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형근(鄭亨根)의원은 "최규선(崔圭善)씨의 녹음 테이프에 따르면 대통령이 하야해야 할 정도의 비리가 있는데 그것은 엄청난 돈을 해외로 밀반출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며 "10일 전당대회에서 이 정권의 10대 핵심 권력형 비리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지역감정 조장 발언 물의=경북 군위·의성 출신인 정창화(鄭昌和)의원은 "대구·경북(TK)이 정권의 핵심에서 밀려난 지 10여년의 세월이 흘러 얼마나 섭섭하고 허탈했느냐"며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 TK가 역사의 중심으로 다가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정형근 의원도 노무현 후보를 공격하며 "이 정권의 조폭 정치·거짓말 정치를 승계하고 5년 뒤에는 전라도에 대통령을 넘겨주겠다는 뜻"이라며 지역감정을 자극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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