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있는아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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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그 사람 얼굴을 떠올린다

초저녁 분꽃 향내가 문을 열고 밀려온다

그 사람 이름을 불러본다

문 밖은 이내 적막강산

가만히 불러보는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뜨겁고 아플 수가 있다니!

-박남준(1957~ )'이름 부르는 일'

작은 것들 모두에게 이름을 불러주고 싶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 꽃에게도 풀잎에게도 물방울에게도. 내 기쁨을 두 배로 해주고 내 슬픔을 반으로 줄여주는 친구에게도, 세상에 나밖에 없다는 너에게도. 가만히 불러보는 이름만으로도 왜 이렇게 가슴이 뜨겁고 아픈 것일까. 이름 부르는 일이 그립다는 말보다 왜 이렇게 더 간절한 것일까.

천양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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