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배 프로야구>지연규'시련을 던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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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7년12일 만의 승리였다.

승리의 짜릿함과 달콤함은 이미 기억의 저 먼곳에 있었다. 그래선지 눈물도 비치지 않았다.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했고, 부상과 수술-재활-은퇴-연습생으로 복귀라는 오랜 고통의 시간을 이겨낸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의지의 투수' 한화 지연규(33·사진)가 1일 사직에서 열린 롯데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 8이닝 동안 5안타· 1볼넷·3삼진·1실점으로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올시즌 2연패 뒤 첫승이며 1995년 4월 19일 대구 삼성전 승리 이후 7년 만의 감격이었다.

지연규는 천안북일고 시절 전국대회 3관왕을 이끌었고, 동아대 재학 당시 정민태·구대성(당시 한양대)과 함께 '빅3'로 꼽히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92년 프로 데뷔(당시 빙그레) 이후 지연규의 야구인생은 질곡 그 자체였다.

고질적인 어깨 부상으로 지난해까지 프로 통산 성적은 고작 3승4패였다. 결국 98년 가을 스스로 유니폼을 벗고 대전고 코치로 전업했다.당시 제자였던 마일영(현대)은 이제 프로무대의 후배로 재회했을 정도로 시간은 흘러갔다.

2000년 10월 말.어깨 통증이 사라지자 '야구의 꿈'이 되살아났고, 한화 신인 테스트에서 1백45㎞의 공을 던져 합격 통보를 받았다. 다시 2년. 억대 연봉이 즐비한 야구판에서 1천8백만원짜리 지연규는 올해 선발로 복귀, 보란듯이 승리를 따냈다.

한화 타선은 2회초 가르시아(3점)·이영우·임수민(이상 1점)이 연속 홈런을 때리며 단숨에 5득점, 지연규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더블헤더 1차전 패배로 3연패에 빠졌던 롯데는 2차전에서 11-1로 설욕하며 연패사슬을 끊었다.

현대는 수원 기아전에서 기아 새내기 선발 김진우에게 시즌 2패째를 안기며 5-2로 승리,1위 기아를 반게임차로 추격했다.

LG는 잠실 SK전에서 선발 만자니오가 최고령(38세6개월14일) 완투승 기록을 세우며 6-2로 이겼다.

두산은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더블헤더를 모두 쓸어담고 4연승을 달렸다.

이태일·김종문 기자

◇1일 전적

▶잠실

S K 000 002 000│2

L G 150 000 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