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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의 히트상품] 2004 대히트 욘사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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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5일 일본을 방문했던 배용준이 마중나온 일본 여성 팬들에 둘러싸여 있다.

'2004년 중앙일보 히트상품'은 업체들의 신청을 받아 심사위원단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심사는 15일 오전 10시 중앙일보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심사위원단은 심사위원장 이문규 교수(연세대 경영학과)를 비롯, 박용찬 인터젠 컨설팅그룹 대표, 소진세 롯데 백화점 상품본부장, 장형진 갤러리아 백화점 상품본부장, 정규장 우리은행 PB사업단장, 기노창 중앙일보 광고본부장 등 6명으로 구성됐다.

*** 잘 키운 배우 한 명, 열 상품보다 낫다

중앙일보사의 히트상품을 선정하면서 심사위원들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 엄정하게 심사했다.

첫째, 공격적인 마케팅 자세. 불황기야말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이 가장 절실한 시점이다. 이런 때 위기관리경영의 연장선상에서 계획적이고 치밀한 마케팅을 해야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둘째, 꾸준한 노력. 불황기에 가장 빠지기 쉬운 전략적 함정은 비용절감이다. 비용절감을 내세워 광고비 등 마케팅 비용부터 줄이는 것은 미래의 생존과 성장을 스스로 포기하는 길이다.이번에 선정된 장수 브랜드들은 꾸준한 마케팅 전략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셋째, 선택과 집중. 마케팅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소비계층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강하게 심어주는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히트 상품들은 이러한 마케팅 무기를 잘 이용했다. 올해 주목해야 할 대목은 '파리의 연인', '태극기 휘날리며' 등이 히트 상품으로 선정된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드라마.영화는 최근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었고, 최근에는 한류 열풍을 주도하며 수출의 주역이 되고 있다. 한 사람의 뛰어난 기술자가 수십만 명을 먹여살리듯, 잘 키워낸 배우 한 명이 엄청난 시장을 창출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이런 경제효과를 고려하여, 비록 이번에 응모하지는 않았으나 배용준을 만장일치로 히트상품으로 선정하였다.

심사위원장 이문규 교수(연세대학교 경영학과)

*** 38개 품목 선정 … 복고풍 코드 강세

불황에도 히트 상품은 나온다. 잡초덤불 속 늠름한 나무는 거센 바람이 불어야만 제 모습을 드러내듯 히트 상품도 마찬가지다. 불황일수록 더 찬란한 빛을 내뿜는 히트 상품 속에서 우리는 미래의 희망을 본다. 7개 부문 38개 품목의 '2004년 중앙일보 히트상품'이 15일 발표됐다. 부문별로는 ▶식음료 부문 8개 ▶생활 및 화장품 부문 3개 ▶패션 부문 3개 ▶정보통신 및 디지털 부문 9개 ▶자동차 부문 3개 ▶일반 서비스 부문 6개 ▶금융 서비스 부문 6개 등이다.

올해는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심사위원단이 시장과 소비자의 반응을 감안해 직접 뽑는 '심사위원 추천 히트상품'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첫 수상의 영예는 '한류(韓流)'의 주역인 배우 겸 탤런트 배용준씨가 안았다. 올해 히트상품 경쟁부문 신청작은 모두 139편이었다. 지난해(160여편)보다 응모작이 줄어든 데서 극심했던 불경기의 흔적을 읽을 수 있다. 특히 식음료, 생활용품 및 화장품,패션 분야에서 지난해보다 출품작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일부 업체 마케팅 담당자들은 "올해는 그나마 잘 팔린 상품이라 해도 예년에 비춰보면 평년작 수준"이라며 "히트상품이라고 뽐내기가 머쓱해 한참 응모를 망설였다"고 말했다. 올해 소비재 분야는 '빙하기'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찬바람이 불었다. 그래서 신제품보다 오래된 효자 제품들이 제몫을 해낸 한 해이기도 했다.

반면 서비스 부문의 경쟁은 눈에 띄게 늘어났다. 금융.프랜차이즈.주택 부문 외에도 영화.연극.드라마.관광상품과 공공서비스까지 히트상품 신청이 쏟아졌다. 급성장을 지속 중인 디지털.정보통신 부문의 히트상품 경쟁도 치열했다.

◆ 미남배우의 힘=올 히트상품을 배출하는 데는 배용준과 박신양 등 두 미남배우들의 공로가 컸다. 드라마 '겨울연가'는 종영 2년째인 올해 경제적 부가가치가 훨씬 높아졌다. 겨울연가로 유명해진 남이섬이 올해의 히트상품으로 선정됐다. 박신양은 히트상품 제조기였다. 그가 주연한 드라마 '파리의 연인', 박신양폰으로 알려진 메가픽셀카메라폰(팬택앤큐리텔)이 히트상품 대열에 합류했고, 제일모직 갤럭시와 경합 끝에 히트상품으로 결정된 LG패션의 마에스트로의 모델도 박신양이었다.

◆ 복고풍=올해는 복고풍 제품이 강세를 보였다. '불경기에는 복고풍'이란 속설이 여지없이 적중했다. 이에 힘입어 바나나맛 우유(빙그레), 연양갱(해태제과), 판탈롱타이츠(남영L&F) 등이 강세를 보였다.

양선희 기자

*** 2조 3000억원 '상품'

올해 배용준은 '스타 한 사람의 경제적 부가가치가 얼마나 되나'라는 화두를 던졌다. 그는 '2004년 중앙일보 히트상품'에 선정되기에 앞서 일본 광고회사 덴쓰(電通)사와 삼성경제연구소에서도 올 10대 히트상품에 뽑혔다.

그는 영화배우이면서도 '예술적 가치'가 아닌 '경제적 가치'로 평가되는 거의 유일한 스타다. 배용준의 경제적 가치는 드라마 '겨울연가'가 지난해 일본에 수출된 후 급등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불어닥친 한류 바람은 다양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낳고 있다.

일본 다이이치(第一)생명 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배용준이 한.일 양국에 파급시킨 경제적 효과가 올 연말까지 2300억엔(약 2조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에는 이중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1072억엔(1조72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낳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직 국내에선 그의 경제적 가치를 추정한 자료가 없지만 한국의 호텔.여행업계에 미친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업계는 겨울연가 패키지를 만들었고, 롯데호텔 면세점은 배용준숍을 만들어 국내 처음으로 개인 캐릭터 상품 판매에 나섰다. 성균관대학교는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배용준 마케팅'에 나섰다. 대학생들 MT장소였던 남이섬은 국제적 관광지가 됐고, 한일여객선은 승객 100만명시대를 열었다.

배용준의 경제적 가치는 감성적 재주에서 나온다. 웬만해선 움직이지 않는 중년 아줌마들을 감동시켜 거대한 소비시장을 창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와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 사고, 드라마에 등장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게 만든 것이 엄청난 경제적 부가가치로 이어졌다. 배용준은 지금까지 프로스포츠 선수나 인기연예인의 '몸값'과는 차원이 다른 경제적 가치를 낳은 히트상품이다. '스타 브랜드'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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