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섬유 본고장 대구:쇼·축제 총동원 패션도시 알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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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한 국·미국간 예선전, 3·4위 결정전 등 모두 네 경기가 펼쳐지는 대구 월드컵은 섬유도시답게 '패션과 푸른 숲'의 큰 잔치로 꾸며진다. 대구시 월드컵준비반 관계자는 "교통·숙박·이벤트 등 월드컵 준비는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이제부터는 시민들의 참여열기를 이끌어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달 들어 대구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크고 작은 축구경기가 열려 월드컵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패션잔치와 함께

6월 7일부터 10일까지 산격동 한국패션센터에서 열리는 대구국제패션페스티벌(DIFF)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문화행사다.

'태평성대'를 주제로 한 DIFF에는 겐조(프랑스),장링리(중국)등 유럽·미국·중국·일본의 디자이너 4명과 앙드레 김 등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 7명이 참가해 나흘간 12차례의 화려한 패션쇼를 펼친다.

대구시는 이 무대를 관심이 쏠리는 한국-미국전에 맞춰 열어 세계인들에게 '섬유패션도시 대구'의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는 전략이다.

첫 경기인 덴마크-세네갈전의 전야(6월 5일)와 개막행사(6월 6일)때도 각각 패션을 주제로 한 음악회·퍼포먼스 등이 열린다. 6월 7일부터 9일까지 대구야외음악당에서 열리는 야외오페라 '투란도트'도 그 무대의 화려함으로 패션도시 이미지를 맘껏 표현해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공연을 준비 중인 김완준 대구시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은 "4백여 출연자들의 의상 하나 하나까지 신경을 써 대구의 예술적인 역량을 자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불교권 연계 관광

대구시와 지역 여행업계는 월드컵 때 10만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대구를 찾을 것으로 전망한다. 관광객들이 하루라도 더 묵고 가도록 경북 유·불교권 연계관광과 테마별 체험관광 등의 상품들을 개발해 놓고 있다.

대구를 중심으로 한 경북권에는 안동 하회마을·도산서원, 경주 석굴암·양동민속마을,합천 해인사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리의 유·불교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 많다.

관광비용은 코스에 따라 하루 50~70달러선으로 책정해 부담이 없도록 하고 호텔 안내데스크나 외국인 관광객 전용전화(1330번)를 통해 참가자를 모집한다.

중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포항제철 또는 구미의 삼성전자 등 산업관광코스도 마련될 예정이다. 이미 2천여명의 중국인이 대구 방문을 예약했다.

테마별 체험관광은 ▶한방·건강▶패션모델▶김치·장 담그기▶참선 강습▶농촌 등 대구 일원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들이 기획돼 있다.

한방·건강체험 코스는 특히 4백여년 전통의 대구약령시를 중심으로 전통 한방요법과 인삼 등을 소개하고 세계적인 권위의 경북대 모발이식센터를 방문한다.

#수준급 인프라

지난해 5월 개장한 수성구 내환동의 대구월드컵경기장은 국내 10개 월드컵구장 중 최대 규모. 6만6천여 관람석의 74%는 초가집의 곡선을 조형화한 테플론 코팅 지붕으로 덮여 관람환경이 쾌적하다.

대구구장은 시내에서 산을 하나 넘어 10㎞ 정도 떨어진 곳에 지어져 교통이 비교적 수월한 장점을 갖고 있다.

공항·역 등을 연결하는 셔틀버스와 주차장 등 교통시설 운영은 지난해 5월 대륙간컵 개막전, 지난 20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 등을 통해 리허설을 마친 셈이다.

1997년부터 해마다 1백만 그루의 나무심기를 계속해 온 '푸른대구 가꾸기' 덕분에 경기가 열리는 6월 초순이면 대구 전체가 녹색 숲으로 덮이게 된다. 대구구장에도 느티나무 등 모두 20만4천그루의 큰 나무들이 가득 심어져 시원한 그늘을 만든다. 지역체험형 테마 민박은 대구 월드컵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팔공산 동화사, 달성군 옥포면 금성사,영천 은해사 등에서는 각각 1백여명씩의 사찰체험 민박을, 대구시 동구 구암마을은 농촌체험 민박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제공한다. 또 4백여년 전통의 대구 약령시에서는 한방체험 민박도 마련된다. 정운석 구암마을 민박추진위원장은 "화장실·샤워장을 따로 만들어 외국인들이 머물기에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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