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제일銀 합병 적극 지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하나은행의 1대 주주로서 하나-제일은행의 합병을 지원할 것이며 앞으로 방카슈랑스(은행창구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와 자산운용업 등에 협력을 강화하겠다."

독일 알리안츠그룹의 최고 경영진은 "한국 금융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알리안츠생명 등 계열 금융사들이 한국 시장에서 뿌리내리도록 계속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알리안츠는 관리자산이 1조2천억유로(약 1천4백조원)에 달하는 세계적 금융그룹으로, 1999년 제일생명(지금의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하고 하나은행 지분 12.5%를 취득하는 등 이제껏 한국에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최근 알리안츠그룹의 2001회계연도 실적발표 기자회견장에서 헤닝 슐트 놀레(60·사진)회장과 베르너 체데리우스 아태지역 담당 사장 등 최고경영진을 만났다.

◇슐트 놀레 회장

-알리안츠생명이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한국 생명보험시장의 역마진(자산운용 수익률이 예정이율보다 낮아져 손해를 보는 것)문제 때문에 고전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 생보시장은 일본에 비해선 영업환경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 한국의 보험시장 규모는 세계 6위로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알리안츠는 길게 보고 투자한다. 4월 초 알리안츠생명에 1천5백억원을 추가 증자함으로써 초기 투자는 마무리했다. 알리안츠생명은 우리 그룹의 5위 자회사로 커졌다. 이제 내실을 다지며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

-하나은행과 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 등에 투자를 더 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묶을 구상은 없는가.

"한국에 금융그룹을 만들 생각은 없다. 알리안츠의 투자회사들은 각자 성장하면서 협력 관계를 유지할 따름이다. 앞으로 전개될 방카슈랑스 사업도 마찬가지다."

◇체데리우스 사장

-하나은행이 제일은행과 합병을 추진 중인데.

"하나은행은 믿을 만한 파트너다. 제일은행과 합병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도울 게 있다면 돕겠다. 주가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내 방카슈랑스 사업 계획은.

"하나은행의 합병 문제가 매듭되면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이다. 알리안츠그룹이 독일 드레스드너은행을 인수한 것도 방카슈랑스를 위해서다. 방카슈랑스를 전세계 영업 네트워크의 미래 전략 사업으로 키울 구상을 갖고 있다."

-한국의 자산운용시장에도 진출했는데.

"하나은행과 합작으로 투신운용사를 설립했다. 늦은 감이 있다. 미국의 프랭클린템플턴 등은 앞서 진출해 이미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알리안츠는 1백년이 넘는 자산운용 노하우를 갖고 있다. 차근차근 한국 고객층을 확보해나갈 자신이 있다."

뮌헨=김광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