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준우승 프랑스, 한 번도 못 이기고 16강 탈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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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루스텐버그의 로열 바포켕 경기장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조별예선 A조 3차전 멕시코전에서 전반 43분 헤딩 선제골을 넣은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가운데·9번)가 동료들과 함께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루스텐버그 로이터=연합뉴스]

우루과이와 멕시코가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A조에서 16강행 티켓을 따냈다.

우루과이는 23일(한국시간) 루스텐버그 로열바포켕 경기장에서 끝난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멕시코를 1-0으로 꺾었다.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가 전반 43분 결승 헤딩골을 성공시켰다. 우루과이는 2승1무(승점 7)로 A조 1위를 차지하며 16강에 진출했다. 멕시코는 1승1무1패(승점4)로 남아공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조 2위로 16강에 합류했다. 멕시코가 골득실에서 +1(3득점·2실점), 남아공이 -2(3득점·5실점)를 기록했다. 남아공은 개최국으로서는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사고뭉치 팀’으로 전락한 프랑스는 망신만 당하고 남아공 무대에서 퇴장했다.

프랑스는 이날 블룸폰테인에서 열린 최종전에서 남아공에 1-2로 졌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우루과이와 졸전 끝에 0-0으로 비기더니 두 번째 경기에서는 멕시코에 0-2로 졌다.

경기 결과만 안 좋은 게 아니었다. 프랑스는 내부 불화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자중지란에 빠졌다. 공격수 니콜라 아넬카(첼시)는 멕시코전 하프타임에 레몽 도메네크 감독에게 대들었다가 중도 퇴출돼 프랑스로 돌아갔다. 선수들은 “축구협회가 선수를 보호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반발하며 남아공전을 앞두고 팀 훈련을 거부했다.

프랑스의 패배는 예견된 일이었다. 대표팀에서 쫓겨난 아넬카가 결장한 것은 물론이고 훈련 거부를 주도하면서 감독과 불화를 일으킨 주전들이 대거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도메네크 감독은 주장 파트리스 에브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에리크 아비달(바르셀로나), 플로랑 말루다(첼시)를 선발에서 제외시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드필더 제레미 툴랄랑(올랭피크 리옹)은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고, 전반 25분에는 요안 구르퀴프(보르도)가 퇴장 당했다. 구르퀴프는 공중볼을 다투다가 남아공의 맥베스 시바야(루빈 카잔)를 팔꿈치로 쳐서 레드카드를 받았다.

팀워크가 무너진 프랑스가 수적 열세에까지 몰리자 남아공은 기다렸다는 듯 공격을 퍼부었다. 전반 20분 수비수 봉가니 쿠말로(수퍼스포트 유나이티드)의 헤딩골이 터졌고, 17분 뒤에는 음펠라의 슛이 골망을 갈랐다.

프랑스는 후반에 교체 투입된 말루다가 후반 25분 만회골을 넣어 체면을 살렸다. 이번 대회 프랑스의 유일한 골이다.

프랑스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데 이어 8년 만에 또 16강에 오르지 못하고 짐을 쌌다. 프랑스는 지난해 11월 열린 유럽 플레이오프에서 티에리 앙리(바르셀로나)가 핸드볼 반칙을 범하면서 골을 어시스트해 가까스로 아일랜드를 꺾었다. ‘신의 손’ 사건으로 비난을 받으면서 본선 무대에 겨우 올라가더니 이래저래 망신살만 뻗친 셈이다.

한편 H조의 스페인은 22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온두라스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가 두 골을 책임졌다. 비야는 전반 17분 수비수 두 명을 쏜살같이 뚫고 최종 수비수마저 제친 후 선제골을 뽑았다.

후반 6분에는 헤수스 나바스(세비야)가 올린 공을 아크 중앙에서 멋진 중거리 슛으로 연결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더반=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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