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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칡부엉이 공군 비행장에 보금자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천연기념물 제324호 칡부엉이가 충남 서산 해미면의 공군 제20전투비행단 기지 내 소나무 숲에서 집단 서식하고 있어 화제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1백여마리의 칡부엉이가 겨울나기를 위해 이곳을 찾아왔다. 이 부엉이는 키 40㎝ 남짓 크기에 등은 칡색에 가까운 갈색을 띠고 있으며 배에는 굵은 세로 줄무늬가 나 있다. 이달 초부터 번식을 위해 중국 남부 등으로 떠나고 현재 30여마리가 남아 있다.

비행장 주변의 조류는 전투기 이·착륙 때의 안전을 고려해 잡거나 내쫓는 것이 보통이나 이 부엉이는 활주로로 접근하지 않아 부대에서는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한 채 보호하고 있다.또 활주로 부근에서 포획한 멧비둘기·오리류 등을 칡부엉이가 사는 소나무 밑에 먹이로 놓아주고 있다.

이 부대 김재환(39·한국조류보호협회 홍보위원)정훈실장은 "비행장 내 야산이 칡부엉이에게 밀렵꾼의 위험이 없는 안전한 서식지가 되고 있다"며 "칡부엉이가 비행이 적은 야간에만 활동하는 데다 먹이감이 없는 활주로 부근에는 접근하지 않아 위험이 없다"고 말했다.

칡부엉이는 10여년 전엔 전국의 소나무 숲에서 쉽게 관찰되던 겨울철새였으나 최근 박제(剝製) 등을 위한 무분별한 남획으로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서산=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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