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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진 딛고 선 고베 : 고베에 가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고베의 자랑거리는 다양한 자원봉사 클럽이다.

'OB 자원봉사단'은 전직 고베시 고위 공무원 23명이 모인 단체다. 이들은 주로 안내소에 배치돼 외지인들에게 교통·관광 안내를 해준다.

'고베 외국인 스포츠맨 클럽'은 28개국 출신 3백여명이 가입해 있다. 대부분 프로 또는 아마추어 운동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통역 임무를 주로 맡는다.

'고베 스포츠 응원단'은 월드컵 기간에 시내 히가시유원지 체육공원에서 풋살·배드민턴 등을 가르쳐 줄 계획이다. 또 고베에서 경기를 벌이는 나라의 국가를 배우고, 국기 안에 응원 메시지도 적어 경기장 안에 걸어놓기로 했다.

1868년 개항한 고베시의 관광 포인트는 이국적인 분위기와 환상적인 야경이다. 록코산(六甲山) 중턱의 외국인 전용거리 기타노이진칸(北野異人館)은 유럽의 어느 거리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외국인의 옛 저택들을 둘러보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기타노에서 신고베역 쪽으로 가다보면 로프웨이 승차장이 나온다. 저녁에 이 로프웨이를 타고 내려다보는 고베의 야경은 정말 아름답다. 꼭대기에는 허브 공원이 있다. 6월에는 라벤더가 한창일 때라 향기에 취해 내려오기 싫어질 지도 모른다.

록코산 북쪽에 있는 아리마 온천은 8백년 역사를 자랑한다. 철분이 많이 포함된 아카유(赤湯)는 흙탕물과 똑같은 색깔이다.

걱정거리는 안전 문제다. 스탠드와 그라운드가 워낙 가깝고 펜스도 낮아 관중석에서 물병이나 이물질을 던지면 경기 진행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또 경기장 주위가 주택가라 훌리건이 난동을 부리면 시민이 피해를 볼 가능성도 크다.

모텔급 숙박시설의 '배짱'도 우려할 수준. 오후 7시쯤 기타노의 호텔 밀집지역에 갔더니 "9시 이후에 오라"하기도 하고, 아예 "혼자 오는 사람은 안 받는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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