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통일·역사관 공격… 장인행적도 문제삼아 이인제 집요한 이념공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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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당 이인제(李仁濟)고문은 3일에도 노무현(盧武鉉)고문의 통일관·역사관에 초점을 맞추며 이념·사상문제를 공격했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가 불법으로 사무실을 운영한다는 주장도 계속했다.

◇"주한미군 철수 속마음 밝혀야"=李고문은 동대구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盧고문의 발언을 추가 공개했다. 지난해 한 특강에서 ▶소련을 등에 업고 사회주의 국가를 세우려는 세력과 미국을 등에 업고 자본주의 국가를 세우려는 세력이 극한 대립을 하는 사이에 김구·여운형 등 중도통합세력이 패배하고 분열세력들이 득세했으며▶공산주의·자본주의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말했다는 것.

李고문은 이를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 가져선 안되는 수정주의 사관"이라고 공격했다.

李고문은 또 "盧고문이 통일 후 자유민주주의로 가야 한다든지, 남북회담 과정에서 정체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등의 소모적 체제논쟁은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李고문의 발언은 보수성향이 강한 대구(5일)·경북(7일)경선에서 노풍이 부는 것을 차단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됐다.

경북지역 지구당위원장 10명은 이날 李후보 지지를 공개선언했다. 이들은 "영남후보론에 제동을 걸고 보혁 대결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李후보의 중도개혁·안정개혁 노선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盧고문 장인 좌익행적 논란=李고문측은 "盧고문의 장인이 좌익활동을 한 혐의로 체포돼 옥살이를 하다 사망했다"는 주간지 기사를 복사해 기자실에 돌렸다. 盧고문 장인이 1953년 휴전 후 반공법 위반으로 체포돼 71년 마산교도소에서 사망했다는 내용이다.

李고문측 김윤수(金允秀)특보는 "盧고문도 전·현직 의원들과 공동집필한 '의원님들 요즘 장사 잘 돼요?'란 책에서 이 내용을 인정했다"며 "YS정권 때 장인문제로 모 청와대 수석이 중도사퇴한 예가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盧후보는 "연좌제가 있던 유신시절 판사에 임용됐고 이 정부에서 장관에 임명됐다"며 "색깔론 공세를 중단하라"고 받아쳤다.

◇노사모 사무실 논란=노사모측은 2일 "사무실은 여의도와 인천 두곳뿐이다.안양·청주·여수 등엔 사무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李고문측은 "4월 2일 현재 청주에 충북노사모, 여수엔 여수노사모 사무실이 있으며 부산·경남의 부경노사모 사무실도 지난해 12월 문을 열어 3월까지 존재한 것이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사무실 약도와 사무실 전화번호,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안내문 등을 자료로 제시했다.

노사모측은 "여수는 회원의 개인사무실"이라고 재반박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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