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열식 시사프로틀 깰 터" '추적 60분' 새 진행자 경희대 김민전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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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최근 방송사들이 시사 고발 프로그램의 위축에 고민하고 있다. 시청률만 따져도 간신히 10%를 넘을 뿐이다. 소재 빈곤 때문일까, 무겁고 어려운 얘기를 피하려는 세태 탓일까.

이런 가운데 경희대 국제지역학부 김민전(36·사진)교수가 오는 6일부터 KBS의 대표적 시사 고발 프로그램인 '추적 60분'의 진행을 맡는다. 여교수가 고발 프로그램의 MC를 맡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 때문인지 김교수는 부담이 큰 듯했다."시사 대담 프로그램에 몇 번 출연했지만, 진행이 이렇게 어렵다는 건 처음 알았어요.'퍼포먼스'적인 감각도 있어야겠더군요. 시사 고발 프로그램의 중흥을 위해 진땀깨나 흘리고 있습니다."

교수의 신분으로 MC가 되는 게 그리 간단한 선택은 아니었을 듯하다. 하지만 시사프로그램에 대해 평소 생각한 게 있었기에 제의를 수락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시사 프로그램들이 개별 이슈를 던지는 나열식에 그쳐서는 무의미하다는 것. 김교수는 "이 틀을 깨고 심층·입체적 추적을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먼저 밝힌다.

특히 '추적 60분'의 명성에 걸맞게 한 가지 사안을 놓고서도 보다 깊이 있는 정보와 판단 준거를 제공하겠다고 말한다. 여성의 섬세함을 최대한 살려 차별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공부하는 시간이 줄어들겠지만, 탄탄한 현실 기반 없는 이론은 사상누각 아닌가요? 저의 공부와 '추적 60분'의 비전이 합일되는 지점을 찾아 나갈 겁니다."

교수답게 그의 접근이 진지하다."'이기적인 유전자(Selfish Gene)'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기적인 동물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어떤 접점에서 만나 공공선을 이룰 수 있는지 제도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게 중요합니다.'추적 60분'이 그 연결 고리들에 대해 올바른 조망을 해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는 서울대 외교학과와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국회 사무처 법제예산실 정책조사관과 국회사무처 연수국 교수 등을 거쳤다. 한편 '추적 60분'은 김교수의 진행과 함께 방송 시간대를 일요일 오후 10시에서 토요일 오후 10시대로 옮긴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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