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화산 4~5년 내 폭발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아리랑 위성에서 찍은 백두산 천지. [중앙포토]

100년 이상 화산활동을 쉬고 있는 백두산이 4~5년 내에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기상청도 대책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부산대 윤성효(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최근 기상청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백두산 화산 위기와 대응’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중국 화산학자들은 백두산 화산이 이르면 2014∼2015년 폭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교수에 따르면 중국 학계에서는 1990년대 중반부터 백두산의 심상찮은 움직임에 주목해 왔다. 백두산 주변에서 잦아진 지진이 대표적인 징후다. 특히 2002년 6월 중국 지린성 왕청현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일어난 이후 백두산 주변에서 발생한 지진이 10배 늘었다.

백두산 정상부근이 조금씩 솟아오르고 있는 사실도 위성 촬영에서 확인됐다. 90년대 말부터 6년 동안 백두산 중심부가 18㎜ 상승했다는 것이다. 또 백두산 천지와 인근 숲에서는 화산 가스가 지속적으로 방출되고 있다. 각종 기록을 보면 백두산은 대략 100년에 한 차례 정도 폭발했다. 가장 최근 분화한 것은 1903년이었다.

윤 교수는 “10세기 중반 백두산이 대규모 폭발을 일으켰을 당시 추정되는 분출물의 양은 약 1170억㎥로 아이슬란드 화산폭발의 1000배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일 백두산이 또다시 화산재를 내뿜을 경우 그 피해는 항공대란을 일으켰던 아이슬란드의 경우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화산 전담 부서를 만들어 대비하고, 지진관련 관측장비가 낡은 북한에 대한 지원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상청도 대비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현 기상청 지진관리관은 “백두산이 화산폭발을 일으킬 경우 그 피해는 북한·중국 등에만 국한되지 않고 국제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중국·일본과 함께 공동연구과제를 추진하는 등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올 연말까지 백두산 화산폭발에 대비한 국가 차원의 종합적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찬수 기자


백두산 폭발이 우려되는 3가지 징후

▶ 백두산 주변에서 지진 발생이 잦아진다

▶ 백두산 정상 부근이 조금씩 솟아오르고 있다

▶ 천지와 인근 숲에서 화산가스가 자주 뿜어져 나온다

  자료: 윤성효 부산대 교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