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적인 말 다혈질 성격 '전핏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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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핏대 실장이 비서실을 통솔하면서 업무 긴장도가 높아졌다."

1·29개각 때 발탁된 전윤철(田允喆·63)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청와대 사람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전핏대'는 깡마른 체구, 깐깐한 얼굴 상, 다혈질에 직선적인 어법을 쓰는 田실장의 별명이다.

그는 전경련 임원과 멱살잡이 일보 직전까지 가면서 공정거래법 입안을 관철했다(1980년·경제기획원 공정거래과장). 국방부에서 '안보관이 이상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국방비의 인상률을 물가성장률 아래로 끌어 내렸다(89년·기획원 예산실 총괄심의관). 또 재계 일각에서 '손봐야 할 관료 1순위'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재벌의 내부거래를 강도높게 조사하기도 했다(97~2000·공정거래위원장).

그는 문희갑(文熹甲·65)대구시장· 한이헌(韓利憲·58)전 의원과 함께 '경제기획원 출신 3대 핏대'에 속한다.

어떻게 이런 별명을 얻었을까. 박정희 대통령 때의 일이었다. 당시 사무관인 그는 국장에게 핏대를 내며 유신 사무관 제도를 강력히 비판했다. 노태우 대통령 때는 하위직 공무원의 비리를 자체 감사하라는 지시에 화를 벌컥 냈다.

그는 "매일 밤 늦게까지 부하들에게 고생만 시키는데 무슨 소리냐"면서 거부했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별명의 이미지와 다른 측면이 그에게 있다고 한다. 뜻밖에도 수줍음을 잘 타고 순진하다는 것이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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