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서 로미오까지 사랑이 꽃피는 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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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국립극장은 춘향과 이도령의 사랑을 비롯해 고전에 담긴 갖가지 사랑법을 다양한 형식으로 선보이는 '국립극장 사랑대축제'를 마련한다. 월드컵 기간에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홍보할 요량도 담겨 있다.

축제는 국내외 14개(특별 초청작 두편 포함) 작품이 참가한 가운데 4월 9일부터 6월 9일까지 두달간 계속된다. 국립극장 내 각종 공연장이 장소로 쓰인다. 전통과 현대,연극과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충돌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

◇이색적인 연극 두편=국립극단의 '기생 비생 춘향전'(4월 9~21일 달오름극장)이 오태석 작·연출로 선보인다. 기생이 아닌 '인간 춘향'에 중점을 둔 페미니즘 연극이다. 극단 여성의 마당극 '꿈꾸는 춘향'(4월 19~21일 별오름극장)은 춘향과 월매·향단이 중심의 심리극이다. 춘향이를 불굴의 여성으로 그린다.

◇연인들을 위한 사랑법=모스크바 국립 클래시컬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5월 18~23일 해오름극장)은 춘향의 사랑과 비견되는 서양식 사랑법의 원형질인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발레로 꾸민 것이다. 1966년 창단한 이 발레단은 혁신적인 안무를 자랑한다. 콜롬비아의 탱고 '여인의 유혹'(5월 30일~6월 2일 달오름극장)은 라틴아메리카 여성들의 정열적인 사랑을 탱고 리듬에 실어 보낸다. 국립무용단은 '춤·춘향'(6월 2~5일 해오름극장)을 배정혜 안무로 공연하며 사물놀이 한울림의 '나비야! 저 청산에'(4월 12~14일 해오름극장)는 조선 제1의 명기 황진이를 구도자로 승화시킨 총체극. 김덕수가 음악을 맡았다.

◇어린이 눈높이의 사랑법=마고극장의 인형창극 '인당수 사랑가'(4월 25~30일 별오름극장)는 심청이 주인공이다. 꼭두각시에서 발전된 인형극에 창극의 형식을 보탰다. 정분난 연인의 사랑이 아닌 부모자식간의 숭고한 사랑을 그린다. 극단 서울은 영어뮤지컬 '춘향의 사랑 이야기'(5월 3~12일 달오름극장)를 선보인다.

◇그밖의 사랑의 찬가=국립오페라단은 현제명 작곡의 오페라 '춘향'(4월 19~21일 해오름극장)을, 타무악(퓨전 국악 미니 오케스트라)은 판소리·재즈보컬 등과 함께 퓨전 콘서트 '4월의 사랑'(4월 25~26일 별오름극장)을 공연한다. 박용구 작·김석만 연출·백대웅 작곡으로 첫선을 보이는 창작음악극 '영원한 사랑 춘향아'(4월 26~27일 해오름극장)도 별난 시도다.

국립극장은 3월 안에 예매를 하면 전 공연 30%,4월에 예매하면 20%의 할인혜택을 준다. 02-2274-3507~8.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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