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발레시어터 과천에 새둥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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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한국을 대표하는 모던발레 단체인 서울발레시어터(SBT)가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최근 둥지를 과천으로 옮겼다.

상임 안무가 제임스 전(사진)은 국립발레단 동료였던 아내 김인희(단장)와 함께 1996년 SBT를 창단해 정상급 단체로 키웠다.

그는 "이제 맘껏 활동할 공간을 확보했으니 여한없이 작품을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SBT는 과천시와의 계약에 의해 과천시민회관 내 연습실을 무료로 제공받는 한편 대·소극장과 탈의실·사무실 등을 아주 싼값에 쓸 수 있게 됐다.

전씨는 "발레 지도자를 양성하는 한편 '해설이 있는 발레'를 정례화해 과천 중심으로 발레 인구의 저변을 넓힐 참"이라고 말했다.

또한 SBT는 올해 국립발레단·유니버설발레단의 연말 흥행 레퍼토리인 '호두까기 인형'에 도전장을 낸다. "'아빠의 선물'을 부제로 대본은 이미 나온 상태이며,우리의 정서에 맞는 한국적인 모던발레를 만들 계획이다."

겹경사랄까. 전씨는 오는 5월 미국 네바다발레단에서 25분짜리 신작 '안쪽으로의 움직임(Inner Moves)'을 선보인다. 한국 안무가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외국 발레단에 수출해 직접 안무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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