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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러시아, 사상 첫 합동군사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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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右)이 차오강촨(曺剛川) 중국 국방부장의 안내로 사열하고 있다.[베이징 AP=연합]

러시아와 중국이 부쩍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해 해묵은 국경분쟁을 마무리짓고 경제.외교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이어 양국은 최초의 합동군사훈련 실시를 포함한 대규모 군사협력에도 13일 합의했다.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맞서기 위한 러-중 협력관계 강화의 노력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급물살 탄 협력관계=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과 차오강촨(曹剛川) 중국 국방부장(장관)은'내년 중 적당한 시기에 중국 영토 안에서 사상 처음으로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양국 언론들이 13일 보도했다. 12일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이바노프 장관은 이날 차오 부장과 회담을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

양국은 또 중국 내에서 러시아제 수호이 전투기와 군함을 조립생산하는 계획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뒤 차오 부장은 "양국 간 합동 군사훈련은 양국 군대가 서로를 학습하고 상호 간의 이해와 우호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양국 간의 전략적인 협력 관계가 더욱 깊은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이바노프 국방장관 역시 "합동훈련은 양국 군사 관계의 획을 긋는 대사건"이라며 "이번 방중 기간 중 양국의 군사관계가 발전해야 할 방향을 더욱 명확히 확인하게 됐다"고 화답했다.

후진타오(胡錦濤)국가주석도 이날 이바노프 장관을 만나 "양국이 전략적인 협력 파트너가 된 이후 양국 관계는 전면적인 발전의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며 "모든 분야에서 유례없는 높은 수준의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 배경과 의미=중국과 러시아는 1990년 후반 옛 소련에 속했던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상하이 협력 기구(SOC)'를 만들어 다자간 군사 협력의 틀을 갖춰 왔다.

이번 합의는 양국 간 군사 협력이 미국-일본 군사동맹에 맞서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양국은 최근 ▶대만 독립 저지 ▶반(反) 테러 전쟁에서 공동보조를 취하는 한편 아시아 지역의 패권을 장악한 미.일 동맹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또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맞서기 위해 러시아가 제안한 러시아-중국-인도 3각 동맹 구상도 힘을 얻고 있다.

홍콩.모스크바=이양수.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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