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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토종 흑우 복제 소 9개월째 잘 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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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허향진 제주대 총장(오른쪽)과 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장이 복제된 제주토종 흑우 흑올돌이를 16일 쓰다듬고 있다. [뉴시스]

우수 품종 동물 자원의 체세포를 미리 확보했다 동물이 죽은 뒤 복제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박세필 교수와 ㈜미래생명공학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16일 “최우량 정자를 생산해 온 제주토종 흑우(黑牛)가 살아있을 때 채취한 체세포를 냉동 보관해 두었다가 나이가 들어 도축된 뒤 2년 만에 이 흑우를 복제해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복제된 흑우는 제주축산진흥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씨수소 7마리 중 한 마리로 교배 시 1등급 이상의 송아지 출생비율이 95%에 이르는 최우량 씨수소다. 2년 전 14세의 노령으로 도축됐다.

연구팀은 씨수소가 살아있을 당시인 2007년 초 귀에서 떼어낸 체세포를 냉동 보관하다가 다른 도축된 소의 난소에서 채취된 미성숙 난자를 체외 배양한 후 얻은 ‘핵제거 성숙난자’에 주입하는 체세포 핵이식 방법으로 복제 수정란을 만들었다. 그뒤 이 수정란을 대리모 소의 자궁에 이식해 지난해 9월 복제흑우가 탄생했다.

친자감별 결과 씨수소의 체세포와 복제소 귀세포의 유전자가 일치해 복원에 성공한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복제된 흑우는 출생 때 체중이 27㎏으로 일반 송아지(22~23㎏)보다 커 제왕절개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 흑우와 제주의 ‘올레(집으로 가는 골목길)’의 이름을 따 ‘흑올돌이’로 명명된 이 송아지는 생후 9개월째로 체중이 200㎏에 이른다.

이번 연구는 농림수산식품부의 농림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2008년부터 5년간 농림부와 제주도가 22억5000만원을 지원한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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