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도'金心'에 의혹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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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심(金心·김대중 대통령의 뜻)'논란이 야당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한나라당 한 당직자는 20일 "金대통령이 정치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말하고는 측근을 통해 정치를 하고 있다는 게 민주당 내에서 나오고 있다"며 "민주당 경선을 지켜보면서 그런 얘기를 듣고 입증할 자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측은 민주당 이인제 후보측에서 나온 '김심 개입설'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심 개입설을 입증하기만 한다면 최근 분위기가 뜨고 있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당직자는 "작전세력에 의한 주가조작은 빠지게 마련"이라며 "거품은 걷힐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완강히 부인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김심은 무심(無心)"이라고 강조했다."민주당 총재직 사퇴 이후 金대통령의 마음 속에 정치가 차지할 자리는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처럼 청와대가 즉각 반박에 나선 것은 '김심 개입설'이 확산될 경우 특정후보의 경선 거부→여권 및 정치권 혼란→국정운영 실패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일각에서 김심을 대신해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한 것으로 의심받은 청와대 관계자는 "나는 최근 수개월간 어떤 경선 후보와도 통화조차 한 적이 없다"며 자신을 지목하는 데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는 또 자신을 정치에는 눈길조차 돌리지 않는 '식물정치인'이라며 "귀신은 지나가면 흔적이 남지 않지만 사람이 지나가면 흔적이 남는다"고 주장했다. 비밀이 없는 정치권에서 자신이 움직였으면 증거가 나왔을 것 아니냐는 항변이다.

그는 "대통령이 정치에 간여하지않고 국정에 전념하겠다는 본심을 왜곡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전영기·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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