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비무장지대 산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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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동부전선 비무장지대 북측 지점에서 산불이 발생, 이틀째 강한 바람을 타고 남방한계선을 넘어 남하하고 있다.

11일 육군 뇌종부대에 따르면 지난 10일 0시5분쯤 강원도 고성군 수동면 동부전선 비무장지대 북한측 지점에서 원인 모를 산불이 발생, 때마침 내린 비로 이날 오전 4시45분쯤 자연 소멸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4시30분쯤 잔불이 살아나면서 산불이 재발, 초속 12~14m의 강풍을 타고 11일 낮 1시30분쯤 남방한계선을 넘어선 뒤 계속 동남쪽으로 번지고 있다.

이 불은 이날 오후 11시 현재 동부전선 최전방 마을인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마을로부터 북서쪽으로 3.5㎞ 지점까지 남하했다.

군 당국은 이에 따라 산림청과 군부대 헬기 등 7대의 산불 진화용 헬기를 동원, 진화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최대 초속 40m의 강풍이 부는 데다 진화 인력을 산불 현장에 투입할 수 없어 산불 진화에 실패한 채 이날 오후 6시50분쯤 모두 철수했다.

이에 앞서 군 당국은 산불이 계속 남하하자 이날 오후 3시30분쯤 통일전망대 관람객 4백여명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킨 데 이어 오후 5시쯤 고성군에 명파리 마을 주민들도 대피시켜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고성군은 주민들에게 대피 경계령을 내리고 80여명의 공무원을 명파리 마을에 배치, 밤새 비상대기토록 했다.

군 당국은 또 날이 어두워지자 1천5백여명의 병력과 소방차·제독차량 14대를 산불 인접지역 부대 초소 주변에 밤샘 배치시켜 불길의 남하를 막는 한편, 포탄 등 폭발물을 후방 부대로 이동시켰다.

군 당국은 12일 오전 6시쯤부터 헬기를 동원, 산불 진화작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고성=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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