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체 "나가야 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SK텔레콤은 지난 10일 인도네시아 3위 이동 통신 사업자인 엑셀콤의 공개인수 입찰에 참여했다가 탈락했지만 해외진출의 고삐는 늦추지 않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동남아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엑셀콤의 인수에 나섰었다"며 "인구 2억2000만명의 인도네시아는 아직 이동통신 보급률이 12.5%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며 아쉬워했다. 통신업체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팔을 걷었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통신시장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동남아는 물론 러시아.이란.중앙아시아 시장으로 발을 뻗고 있다. 해외통신업체를 인수를 모색하는 한편 초고속인터넷망 구축사업 등으로 현지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 왜 해외시장인가=몇년 전만 해도 SK텔레콤의 매출은 연평균 30%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올 들어 상반기 동안 SK텔레콤의 매출 증가율은 3.3%에 그쳤다. 국내 통신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KT의 매출은 거의 제자리 걸음이다. 지난해 KT의 매출은 1.15% 감소했고 올 들어 다소 상황이 나아졌지만 증가율이 3%를 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KTF 는 최근 해외사업 확대를 골자로 한 중기 성장전략을 짰다.

◆ 해외 통신망구축사업서 잇따른 개가=KT는 7년 전 러시아 연해주 지역의 유.무선 종합통신업체인 NTC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올해 7050만달러의 매출에 2760만달러의 순익을 낼 전망이다. 4년 연속 흑자행진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미국 제2의 이동통신회사인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에 컬러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했다. SK텔레콤은 버라이즌 가입자 4000만명을 대상으로 컬러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KT는 지난 9월 이란의 수도 테헤란 등 20개 도시에 초고속인터넷망 10만회선을 2600만달러에 구축하는 사업을 따냈다. 또 2800만달러 규모의 방글라데시 통신망도 구축 중이다. SK텔레콤은 무선 플랫폼과 컬러링 서비스 등을 해 내년에 4000만달러의 수출액을 달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동통신업계의 관계자는 "통신은 국가 기간산업인 만큼 선진국 시장은 쉽지 않다"며 "동남아 등 통신망이 낙후된 시장에선 수익을 올리는 사업 발굴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희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