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주변여건 호전 850 매물벽 뚫을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봄 기운이 완연하다. 증시는 투자자들에게 종합지수 800돌파라는 뜻깊은 봄 선물을 안겨주었다. 이제 투자자들은 주변을 돌아보며 투자전략을 가다듬어야 할 때 인 것 같다.

증시를 둘러싼 경제환경은 더욱 나아지고 있다. 우선 국내외 경기회복에 점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1월 중 국내 산업생산은 15개월 만에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고, 기업 경기실사지수(BSI)는 1분기 80에서 2분기 133으로 수직 상승했다.

미국도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가 19개월 만에 처음으로 50을 넘어 제조업이 드디어 성장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수출이 12개월째 감소한 것이 걱정이긴 하지만 미국의 경기회복 추세에 비추어 2분기에는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이다.

증시 수급여건도 계속 괜찮은 편이다. 개인들의 고객예탁금은 정체 상태지만 간접 주식투자 수요는 꾸준해 투신권 주식형 펀드로 지난달 5천억원이 넘는 자금이 새로 들어왔다. 국민연금은 이달중 6천억원어치의 주식을 매입할 계획이다.

외국인들은 미국 증시가 반등하자 순매도 규모를 줄이고 교체매매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조정다운 조정없이 주가가 줄기차게 오른 게 부담이긴 하다. 하지만 아직 과열을 걱정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최근 고객예탁금 회전율은 40% 수준으로 과거의 과열권(80%)에 크게 못미친다.

전문가들은 지수 800을 넘어 탄력이 붙은 주가가 일단 850 근처까진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지수 850 근처는 지난 10년을 통틀어 가장 거래가 많았던 지수대로 대기 매물층이 만만치 않은 곳이다. 과연 여기서 의미있는 조정이 나타날지 관심이다.

과거 경험을 보면 낙관론이 팽배할 때 주가는 거꾸로 상투였던 적이 많다. 그러나 아직은 증시에 관심은 두면서도 투자를 망설이는 신중론자들이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 이럴 때 주가는 슬금슬금 올랐다는 사실도 알아 두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