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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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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며칠 전 일요일 아침 약수터에 갔을 때의 일이다. 약수를 떠 산에서 내려오는데 60대 노인이 산길 한켠에서 쓰레기를 태우고 있었다. 쓰레기 더미에는 종이박스·페트병·비닐·음료수병 등이 섞여 있었다.

나는 그 노인에게 "여기서 쓰레기를 태우면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발생한다"고 말하고 소각을 중지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그 노인은 '무슨 상관이냐'는 식으로 내 말을 무시했다. 이같은 불법소각은 우리 생활환경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사장이나 유원지는 물론 마을 공터에서 아무런 시설도 없이 쓰레기를 태우는 경우가 많다.

노천에서 쓰레기를 태우면 불완전 연소로 인해 다이옥신 등 우리 몸에 해로운 물질이 많이 발생한다. 이같은 위해(危害)물질은 공기 중에서 인체로 흡수돼 호흡기 질환이나 각종 암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이렇게 불법소각할 경우 재활용할 수 있는 것들까지 태워 자원을 낭비하게 된다.관공서에서는 불법소각과 관련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를 하면 단속한다"고 한다.하지만 대규모 소각을 하는 것도 아닌데 일일이 신고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의문스럽다. 우리가 사는 환경을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홍순일·경기도 구리시 교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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