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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손님에 18개국어 통역 신개념 자원봉사 BBB 시민운동 펼칩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지금 문화의 갈등과 문명의 충돌로 21세기의 출발은 파멸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의사 소통의 단절로 붕괴된 바벨탑증후군이 세계 시스템의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디지털 문명은 지구를 하나의 촌락으로 만들었지만 언어의 장벽에 의한 인종간 편견, 국가와 지역간의 차별은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심화하고 있다.

이에 중앙일보는 31개국이 참가하고 50만명의 응원단이 한국을 찾게 될 월드컵 대회를 계기로 바벨탑 없는 세계를 선언하고자 한다. 각자의 휴대폰을 이용해 다국어 문화 서비스를 펼치게 될 새로운 발상의 이 시민운동은 은퇴한 원로 교수, 외교관, 그리고 저명한 지식인들을 주축으로 해 전국 각지의 자원 봉사자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월드컵 참가국과 관련한 18개 국어를 대상으로 편성된 회원들의 휴대폰 번호들은 카드로 작성돼 공항을 비롯한 전국 요로에 배포될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해 오던 휴대폰이 누가(whoever), 언제 (whenever), 어디에서(wherever), 무엇이든(whatever) 필요한 외국어와 문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에버(ever)네트'의 통역·문화 서비스 장치로 변하게 된다.

지금까지 외국어를 몰라 서로가 불편하고 고통스러웠던 답답한 언어의 장벽이 무너지고 이제 한국은 바벨탑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가는 최초의 땅이 될 것이다.

남의 나라 문화란 호두와도 같은 것이다. 언어의 딱딱한 껍데기를 깨뜨리지 않고서는 그 속 맛을 볼 수 없다.

언어의 벽을 넘어 인류가 하나가 되는 '비포 바벨(Before Babel)'의 정신과 휴대폰을 문화 이해의 도구로 활용하는 새로운 모델은 한국에서만 그치지 않고 전 세계로 번져갈 것으로 믿는다.

21세기의 문화 갈등과 문명 충돌을 막는 것은 미사일이 아니다. 나의 휴대폰이 언어의 벽을 허물고 세계의 화해를 부르는 창조의 무기가 되는 것이다.

비포 바벨! 그리고 '비포 바벨 브리게이드(BBB)!' 한국 발신의 이 작은 신화로 우리는 21세기의 커다란 꿈을 만들어 갈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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