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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포용하는 보수 … 때론 붉은 한나라도 돼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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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이 9일 전원 회의를 열었다. 초선 의원들만의 워크숍은 18대 국회 들어 처음이다. 6·2 지방선거 패배가 이들을 한 자리로 불러모았다. 한나라당 169명 의원 중 초선은 89명이다. 이날 모임엔 58명이 참석했다.

발제에 나선 홍정욱 의원은 한나라당의 새로운 기조로 ‘쿨(Cool)한 보수’를 제시했다. 그는 “언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검찰조사 남발로 공안정국을 만들고 북한과 전쟁불사 의지를 보이는 것이 보수의 가치인 양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는 교조적 우파·수구적 보수로의 회귀”라고 지적했다. 또 “경직된 ‘한나라당스러움’을 버리고 진보를 포용하는 개방적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 때로 ‘붉은 한나라’가 되는 것을 두려워 말자”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패인 분석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쇄신책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특히 청와대 인책론을 두고 마찰음을 빚었다. 권영진·정태근 의원 등은 “초선이 청와대에 쓴소리도 하는 것이지, 중진들이 어떻게 하겠느냐”며 “청와대 개편론은 ‘남 탓’이 아니라 잘못된 원인을 찾아 고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성호·손숙미 의원 등은 “처절한 반성은 우리부터 해야지, 왜 청와대 탓을 하느냐”고 반박했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두고선 친이·친박이 엇갈렸다. 친박계인 현기환·유재중 의원 등은 “이른 시일 내 전대를 개최해 당·청이 수평적 관계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이계인 김성태 의원은 “우리가 바뀌는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기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며 연기를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만남을 촉구한 의원도 많았다. 친박계 조원진, 중립 성향 김학용 의원 외에 친이계인 유정현 의원 등이 그런 주장을 폈다. 초선 의원들은 약 5시간 동안 토론을 벌였지만 결의문은 채택하지 못했다.

김정훈 의원 등 재선 의원 18명도 이날 모임을 가졌다. 김 의원은 “당·정·청 모두 반성하고 국민에게 다가가는 자세를 갖자는 얘기가 나왔다.

이가영·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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