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골라도 패션모델” … 브라질 시골 미인마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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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알레산드라 앰브로시오(左), 지젤 번천(右)

세계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수퍼모델 지젤 번천,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의 톱모델 알레산드라 앰브로시오와 안나 비트리즈 바로스. 세계 모델계를 주름잡고 있는 이들은 모두 고향이 같다. 브라질 남부 히우그란지두술이란 곳이다. 1994년 당시 13세이던 번천을 길거리 캐스팅으로 발탁한 딜슨 스타인은 이곳을 “길에서 아무나 붙잡아도 패션모델로 손색없는 미인의 고장”이라고 격찬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전했다.

브라질 남부 시골마을에 유독 미인이 많은 데는 혈통의 비밀이 숨어 있다. 이곳은 역사적으로 독일과 이탈리아 이주민에 의해 식민지화됐다. 여기에 러시아를 비롯한 슬라브 민족도 섞여 들었다. 남미 원주민과 아프리카 흑인이 광범위하게 섞인 브라질의 다른 지방과 달리 이곳은 백인 혈통이 비교적 잘 보존됐다. 이러다 보니 키 크고 마른 데다 곧은 금발머리에 푸른 눈의 서구형 백인 미인이 많이 나왔다.

요즘도 이곳엔 수퍼모델 꿈나무를 발굴하려는 뉴욕·파리·밀라노의 스카우트가 자주 찾는다. 이들에겐 역사 공부가 필수다. 조상이 어디서 왔는지를 아는 게 미인을 찾아내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현지 고등학교나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번화가엔 길거리 캐스팅을 하려는 스카우트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서구 패션계가 이곳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또 있다. 브라질에선 검은 피부의 모델이 더 잘나간다. 그 덕에 싼값으로 백인 모델을 구하기가 쉽다. 브라질 출신 모델의 70%가 남부 3개 주에서 배출되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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