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비 10만원이면 내 가게 마련" 온라인 '종합시장'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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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강훈식(30)씨는 현재 직원 9명을 둔 의류 유통업체의 대표다.

취업 적령기가 지나고 사업비용 마련도 어려웠던 姜씨가 선택한 길은 온라인 소호(SOHO)사업.

지난해 4월 인터넷 쇼핑몰 옥션에 '캐주얼 매니아'라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의류 판매를 시작했다. 월매출은 꾸준히 상승해 지난달에는 6천만원에 육박했다. 온라인상에서 소문이 돌면서 중국측 바이어도 접촉해와 이달 말부터는 수출도 예정돼 있다.

벤처기업에 근무하는 도재연(28·여)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야후의 소호몰에 여성의류 상점인 '재인'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직장 업무가 끝난 밤시간을 이용해 소호몰 회원들을 관리하는 都씨가 지난달 올린 매출은 2천만원.

'온라인 재래시장'소호몰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야후·라이코스에 이어 올해에는 다음·엠파스가 소호몰을 여는 등 대형 인터넷 포털업체들이 속속 소호몰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야후 소호몰에는 현재 1천여개의 업체가 입점해 하나의 종합시장을 이루고 있다.

시작한 지 한달밖에 안된 다음 소호몰에도 이미 1백40개 업체가 입점해 있다.

야후 관계자는 "소호몰 사업은 포털업체에는 안정적인 임대료 수익을 보장해주고 입점업체는 포털의 수백만 회원들을 상대로 장사할 수 있어 모두에게 이로운 윈윈게임"이라고 말했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창업을 할 수 있는 인터넷 소호사업의 특성상 직장인·주부·대학생들의 창업도 크게 늘고 있다.

야후 소호몰의 경우 입점비 10만원과 월 관리비 4만4천원을 지불하면 점포마련이 가능하다.

그러나 싼 비용만 생각한 '무작정 창업'은 금물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라이코스쇼핑의 김명웅 팀장은 "소호몰은 그야말로 완전경쟁 시장"이라며 "제품·고객관리 특화와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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