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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트비 히딩크호 비디오 분석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아프신 고트비 한국 축구대표팀 비디오 분석관은 우루과이 평가전 다음날인 지난 15일(한국시간) 귀국길에 오른 대표팀과 헤어져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향했다. 로스앤젤레스행 비행기 안에서 그를 만나 한국 축구의 변화와 향후 가능성에 대해 물어봤다. 그는 자신의 보물 1호인 파란색 가방만 들고 탑승했다. 가방 안에는 컴퓨터와 DVD재생기·프로젝션·디지털 캠코더 등 분석장비가 들어 있다. 그는 그 가방을 '움직이는 분석실'이라고 말했다.

-한국 축구가 히딩크 부임 후 바뀌긴 했나.

"두말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 한국이 홍콩 칼스버그컵에 출전했을 당시와 최근의 경기 비디오를 비교해 보면 전술이나 선수 운영 면에서 전혀 다른 팀이 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미드필드에서 선수들은 어떤 상대를 만나도 밀리지 않는다. 히딩크 감독이 경기를 지배한다고 말하는데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비디오 분석을 통해 보면 수치상으로도 드러난다."

-이번 북중미 골드컵과 우루과이 평가전에 대한 견해는.

"성적이 나빠 한국 내 여론이 좋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이번 전지훈련이 한국팀에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는 전지훈련을 통해 팀 전체와 각 개인의 장단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히딩크 감독에게는 다 보고했다. 전지훈련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수정한다면 더욱 강한 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이 16강에 오른다면 급여도 오를텐데.

"난 축구를 즐기는 사람이다. 돈에는 관심이 없다. 개인적으로 히딩크 감독을 좋아한다. 매사 긍정적인 성격도 그렇고,'축구는 즐기는 것'이라는 축구철학도 나와 비슷하다."

-앞으로의 일정은.

"당분간 로스앤젤레스의 집에 머무를 예정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운영하던 축구아카데미는 다른 사람에게 인계할 생각이다. 다음달 초 한국팀이 스페인 전지훈련을 떠나면 현지에서 합류한다. 이후 대표팀의 A매치 분석은 물론 포르투갈·폴란드에 대한 집중 분석에 나설 것이다."

-한국 축구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국팀을 맡고 나서 한국 사람들이 좋아졌다. 그런데 자기 팀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것 같다. 한국팀은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경기와 선수들의 플레이를 분석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하는 말이다.1백여일은 절대 짧은 기간이 아니다. 히딩크 감독을 믿고 기대를 해도 좋다."

로스앤젤레스=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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