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끄는 ‘2010 청소년 비전 아트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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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들이‘끼’가르쳐 학생들 창의력·인성 키워

요즘 대세는 창의·인성교육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창의·인성교육 강화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체험활동과 봉사활동이 활성화되는 등 다양한 교육적 시도가 이뤄지는 추세다. 그 중 ‘2010 청소년 비전 아트트리(Arts-TREE)’가 문화예술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줘 눈길을 끌고 있다. 음악·연극·뮤지컬 등 문화예술 분야의 저명인들이 청소년들의 창의력과 인성을 키우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인 현장을 찾아갔다.

지난달 19일 오후 대학로에 있는 한 소극장. 배우 조재현씨가 학생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등장했다. 다른 때 같으면 배우로 무대에 섰겠지만 이날은 선생님으로 역할을 바꿔 무대에 올랐다. 앞으로 8개월 동안 서울시내 중·고등학교 연극동아리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반가운 인사가 오가는 것 도 잠시, 조씨가 진지하게 강연을 시작했다.

“연극을 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배우가 아닙니다. 때로는 부모님, 때로는 친구의 속으로
들어가 마음을 헤아려야 합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남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어요.” 한 학생이 손을 번쩍 들고 질문했다. “전 배우가 되는 게 꿈 인데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인생 선배 로서 조씨는 진심 어린 조언을 했다. “여러 분들은 앞으로 세계로 뻗어나가는 인재가 돼야 해요. 브로드웨이든 헐리웃이든 세계 무대에 선다는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세요. 그러기 위해선 영어구사능력이 중요하니 영 어공부도 열심히 해야 합니다.”

‘청소년 비전 아트트리’는 서울문화재단과 서울시 교육청이 재작년부터 공동으로 진행하는 문화예술교육 사업이다. 서울시내 중·고교 24곳이 올해의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중점학교’로 선정됐다. 선정된 학교의 문화예술 동아리 학생들은 4개 분야(음악·전통예술·뮤지컬·연극) 프로젝트 마스터(Project Master)로 나서는 유명 예술인과 각 분야 전문 강사의 지도를 받는다. 서울문화재단 이현아 팀장은 “김덕수·강동석·김대진·김동규·남경주·조재현 같은 명사들과 호흡을 맞춰보는 것은 학생들이 문화 리더로 발돋움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씨와 함께 장기 프로젝트를 준비하게 된 연극동아리 학생들은 들뜬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작년에도 조씨에게 연기수업을 받았다는 김다진(서울 원묵고 2)양은 더욱 들뜬 표정이었다. 내성적이었던 김양은 “‘나를 버리고 맡은 역할에 몰두하면 부끄러움을 잊게 된다’는 선생님의 격려 덕분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올해는 주인공 자리를 꿰차 멋진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정예은(서울 계성여고 3)양은 지난 해 조씨와 창작극을 만들며 몰랐던 재능을 발견했다.

집필활동을 하며 글쓰기에 흥미를 느낀 것이다. 정양은 “평소에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엉뚱한 상상을 많이 한 것이 대본 쓰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적성을 찾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선린 인터넷고등학교 연극동아리 담당 강민아 교사는 “연극을 하며 적극적으로 변한 학생들을 많이 봤다”며“학생들이 건전한 문화 예술 활동을 통해 창
의적 자아를 발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설명]청소년 문화예술중점학교 예술강사로 나선 배우 조재현(가운데)씨가 원묵고 연극동아리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 송보명 기자 / 사진 = 김경록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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