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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양반골 '북촌'을 살립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유명한 문화예술인 60여명이 조선시대 양반 동네 북촌(北村)을 살리기위한 모임을 만들었다.
이화여대 박물관장을 지낸 김홍남 교수와 건축가 김석철씨, 화랑 '학고재'의 우찬규 대표, 윤보선 전 대통령의 아들 윤상구씨 등은 지난달 27일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제438호)인 윤씨의 고택에 모여 '북촌문화포럼'(대표 김홍남) 발족식을 가졌다. 회원은 대부분 이 지역에 집이나 사무실이 있는 문화예술인들. 이들은 발족식에 이어 '북촌의 길'에 대한 토론회도 열었다.
북촌은 종로경찰서 맞은편 한옥 밀집지역. 행정적으로 안국동·가회동·재동·화동·원서동·삼청동·소격동·사간동·팔판동 등인데,조선의 왕궁이었던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펼쳐진 야트막한 남향 언덕지역이다.
6백년 된 도읍지의 전통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이 지역에서 최근 한옥이 급속히 사라져가고 있는데 놀란 문화예술인들이 대책마련을 위해 뭉친 것이다.
1985년 당시 이 지역 전체 주택의 절반이 넘는 1천5백18동이 한옥이었는데 현재는 그 절반에 불과한 8백50여 동만 남아있다.
포럼은 이처럼 한옥이 사라져가는 것은 각종 규제에 따른 생활의 불편과 쓰레기하치장 등 주변의 열악한 환경 탓이라고 판단, 단순히 한옥을 보존하자는 차원을 넘어 구체적으로 북촌을 '살기 좋은 동네'로 가꿀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포럼은 창립모임에서 채택한 선언문에서 ▶북촌역사환경의 보전 ▶북촌의 생활환경 개선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 북촌문화의 창조적 발전 ▶북촌 가족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실천적 대안 마련과 추진 등을 다짐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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