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문화예술인 60여명이 조선시대 양반 동네 북촌(北村)을 살리기위한 모임을 만들었다.
이화여대 박물관장을 지낸 김홍남 교수와 건축가 김석철씨, 화랑 '학고재'의 우찬규 대표, 윤보선 전 대통령의 아들 윤상구씨 등은 지난달 27일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제438호)인 윤씨의 고택에 모여 '북촌문화포럼'(대표 김홍남) 발족식을 가졌다. 회원은 대부분 이 지역에 집이나 사무실이 있는 문화예술인들. 이들은 발족식에 이어 '북촌의 길'에 대한 토론회도 열었다.
북촌은 종로경찰서 맞은편 한옥 밀집지역. 행정적으로 안국동·가회동·재동·화동·원서동·삼청동·소격동·사간동·팔판동 등인데,조선의 왕궁이었던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펼쳐진 야트막한 남향 언덕지역이다.
6백년 된 도읍지의 전통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이 지역에서 최근 한옥이 급속히 사라져가고 있는데 놀란 문화예술인들이 대책마련을 위해 뭉친 것이다.
1985년 당시 이 지역 전체 주택의 절반이 넘는 1천5백18동이 한옥이었는데 현재는 그 절반에 불과한 8백50여 동만 남아있다.
포럼은 이처럼 한옥이 사라져가는 것은 각종 규제에 따른 생활의 불편과 쓰레기하치장 등 주변의 열악한 환경 탓이라고 판단, 단순히 한옥을 보존하자는 차원을 넘어 구체적으로 북촌을 '살기 좋은 동네'로 가꿀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포럼은 창립모임에서 채택한 선언문에서 ▶북촌역사환경의 보전 ▶북촌의 생활환경 개선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 북촌문화의 창조적 발전 ▶북촌 가족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실천적 대안 마련과 추진 등을 다짐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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