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매물에 미끄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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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뉴욕 증시가 연이틀 반등했지만 서울 증시는 속절없이 밀렸다.
주가가 오를 때도 그랬던 것처럼 미국시장 따라하기보다는 거꾸로 하기 현상이 이어진 것이다.
외국인들이 1천4백억원어치 순매수했으나 기관의 프로그램 매물을 감당하지 못했다. 연일 신바람났던 중소형 개별주들의 움직임도 잠잠해졌다. 다시 하락 종목수가 상승 종목수보다 많아졌다.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5.65포인트(0.8%) 내린 742.42를 기록했고, 코스닥지수는 1.38포인트(1.8%) 하락한 75.98로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미국의 경기지표 개선 기대감으로 뉴욕 증시가 오른 덕에 외국인들이 순매수에 나서자 상승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기관 매물이 계속 나오면서 주가는 비실비실 미끄러졌다. 장 마감 무렵 하락폭을 다소 좁혀 지수 740선을 방어한데 만족해야 했다.
그나마 반도체주들이 선방해 하이닉스가 7%, 삼성전자는 2% 올랐다. 반도체주가 속한 전기전자업종을 제외하고는 모든 업종이 떨어졌다. 국민은행·한국통신·포항제철 등 대부분 블루칩이 약세를 보였고, 은행·증권·건설 등 대중주들도 맥을 추지 못했다.
단기 급등했던 금고·종금주들이 하한가를 기록했고, GM의 대우자동차 인수가 임박했다는 기대감에 전날 올랐던 대우차판매·평화산업 등 대우차 관련주들도 내림세로 돌아섰다. 다만 현대백화점·대구백화점 등은 설날 특수에 대한 기대로 오름세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강원랜드·국민카드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떨어진 종목이 많았다.강세를 보였던 아가방·아이엠알아이 등 신규등록 종목들도 대부분 약세로 돌아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9월 이후 지속된 대세상승의 1차 랠리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선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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