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리모델링] 7년 전에 산 아파트 때문에 빚 졌는데 원금 회수는커녕 노후준비도 못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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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Q경기도 의왕시에 사는 이모(43)씨. 부인과 1남1녀를 두고 있는 가장으로 식품도매업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이씨는 7년 전 잘못 투자한 아파트가 골칫거리다. 건축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건설회사가 바뀌는 등 곡절을 겪은 끝에 투자비가 2억원 더 들어갔다. 이 때문에 빚까지 졌다. 게다가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로 투자 원금을 회수하지 못할 상태가 됐다. 이씨는 은행대출금 상환 등으로 노후준비를 제대로 할 수 없다며 상담을 요청해왔다.

A자영업자는 일반적으로 고정된 월수입이 보장된 직장인과 달리 자녀교육과 노후에 대한 대비가 취약한 편이다. 별도의 준비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현시점에서 이씨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본격적인 노후준비에 앞서 빚부터 갚아나가는 일이다. 투자목적으로 산 아파트는 지금 애물단지가 되다시피 했지만 굳이 처분할 것까지는 없다. 팔면 손실이 생기고 소재지의 시장여건이 그리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이씨는 집은 거주목적으로 사야 하고 노후준비는 금융자산으로 해야 한다는 재무설계의 제1 수칙을 잊지 말길 바란다.

◆불입 중단한 국민연금을 부활시켜라=이씨네는 부인이 붓고 있는 국민연금과 이미 납입을 완료한 개인연금, 그리고 지금 붓고 있는 변액유니버셜보험을 합치면 노후에 월 180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이 정도로는 노후 생활비로 부족하다. 지금은 월 200만원이면 노후 생활을 그럭저럭 할 수 있지만 15년 후엔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월 310만원은 있어야 한다. 이씨는 여유자금이 있긴 하지만 지금의 현금흐름에선 노후를 준비할 형편이 못 된다. 일단 MMF에 들어있는 현금과 조만간 만기가 되는 정기예금을 합쳐 주택담보대출금을 갚도록 하자. 그러면 부채가 줄어 매월 지출하던 대출금 이자에서 40만원의 여유가 생긴다. 이 중 30만원을 자녀의 대학등록금을 위해 적립식 펀드에 가입해 두자. 주택담보대출금을 상환하고 남는 5300만원은 비과세정기예금과 ELS·펀드 등으로 운용해 목돈을 마련, 노후 생활비 재원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본인이 10년 동안 납입하다 중단한 국민연금도 부활시킬 것을 권한다. 지역가입자로 해 매월 10만원씩 10년을 더 불입하면 연금 수령을 20만원 이상 늘릴 수 있다. 불입금은 주택담보대출금 상환으로 생긴 여윳돈 40만원 중에서 적립식 펀드 적립금 30만원을 뺀 나머지로 충당한다.

◆본격적인 노후준비는 3년 후부터=이씨는 본격적인 노후준비가 3년 후부터 가능하다. 지금 상환해 나가고 있는 사업자금 대출이 그 시점에서 정리돼 월 100만원가량의 자금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60만원을 연금보험에 가입, 10년간 납입한다면 대략 60만원의 노후 생활비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나머지 40만원은 적립식 펀드에 집어넣어 아이들의 교육자금으로 쓰도록 하자. 만약 연 8% 정도의 수익을 낸다면 6년 후 두 개의 적립식 펀드에서 4300만원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씨네 가정은 모두 15가지 보험상품에 가입해 한 달 보험료가 40만원 정도 나간다. 보험상품 수가 이렇게 많은데도 보험료 부담이 적은 것은 젊었을 때 건강과 암보험에 싼 가격으로 가입해 놓은 덕분이다. 소득 대비 보험료 지출 비중이 적절하고 보장내용도 충실해 추가적인 보험 가입이 필요 없겠다.

◆부동산 매각은 재고해야=이씨가 소유한 평촌 인근의 평일동 아파트의 거래가격은 분양가보다 낮은 4억원 정도다. 그렇다고 이 아파트를 손해 보면서까지 파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1가구 1주택이고 보유한 지 1년밖에 안 된다는 사실도 매각 보류의 이유다. 또 평일동 일대는 서울과 인접한 지역으로 광역교통망이 잘 발달돼 있고 실수요층도 탄탄해 잠재적 시장활력이 높은 편이다. 굳이 팔고 싶다면 부동산시장이 회복된 다음에 실행해도 된다.

서명수 기자


◆이번 주 자문단=김한수 밸류에셋자산관리 서울본부장, 김재언 삼성증권 부동산 전문위원, 김재욱 국민은행 여의도PB센터 팀장, 김창기 교보생명 웰스매니저(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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