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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신문으로 배우는 논리학-개념 (1)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중앙일보 1월 3일자 1면의 '영어로 말 걸면 슬슬 피해요'란 제목의 기사는 다섯명의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월드컵 준비 상황을 현장 점검한 내용이었습니다.

기사에 등장한 알리카 파슨스(미국.21)가 서울 상암동 축구장을 찾기 위해 영어와 중국어를 섞어가며 발로 공을 차는 시늉까지 했지만 행인들은 모두 엉뚱한 정류장을 알려줬습니다.

알리카 파슨스 머리에는 가고 싶은 곳(축구장)에 대한 '개념'이 뚜렷했지만, 행인들과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 혼란이 빚어졌기 때문입니다.

①'개념'이란 무엇일까요?

☞아리스토텔레스는 "개념은 본질을 드러내는 말"이라고 했습니다. 즉 대상의 일반적.본질적 특징을 반영한 생각을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에 관광하러 온 외국인이 식당에서 "스푼으로 떠먹는 노랑.초록.빨간색으로 장식한 예쁜 밥 주세요"라고 주문했습니다. 또 옆자리의 유학생은 그 음식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콩나물.시금치나물.고사리나물에 계란부침을 얹은 뒤 고추장을 묻혀 먹는 밥 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은 어떤 음식을 주문한 것일까요?

모두 비빔밥을 주문한 것입니다. 이 때 외국인 관광객과 유학생이 말로 설명하기 전에 머리에 떠올린 비빔밥의 보편적 특징이 개념입니다.

비빕밥에 대해 "1998년 2월 국제기내식협회(IFCA)에서 최고 영예인 '머큐리상'을 받은 기내식"이라는 개념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는 동일한 대상에 대해 여러가지 개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놓고 생물학자는 '포유류', 법률가는 '권리와 의무의 주체'라고 다르게 말할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가령 오이김치를 담거나 밀전병을 부칠 때 들어가는 가느다랗고 길쭉한 채소를 표준어로는 '부추'라고 부르지만, 경상도에선 '정구지', 전라도에선 '솔'로 표현합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고 해서 부추의 개념이 바뀌는 것은 아니죠.

②계속된 영하의 날씨로 도심을 흐르는 냇가가 얼었습니다. 얼음의 개념은 무엇일까요?

☞'물이 얼어서 딱딱해 진 것으로 차갑고 매끄럽다' 등.

③신문에서 특정한 사진을 고른 뒤 사진에 나타난 대상의 개념을 말해 봅시다.

☞사전을 찾기 전에 먼저 대상의 특징을 생각해 보세요.

※다음회는 '개념(2)'를 공부합니다.

박미영(본지 NIE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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