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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카 일 외상 이수현씨 '1주기 위령제'서 눈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나에게도 이수현씨와 같은 나이의 자식이 있다. 한국을 방문한다면 꼭 李씨의 무덤에 성묘하고 싶다."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일본 외상은 26일 도쿄(東京) 신주쿠(新宿)에서 열린 '한국인 이수현(李秀賢.당시 27세).일본인 세키네 시로(關根史郞.47)의 1주기 위령제'에서 눈물을 글썽였다. 다나카 외상은 "李씨를 통해 한국을 생각하게 된다"고까지 말했다. 李씨와 세키네는 1년 전 도쿄의 신오쿠보(新大久保)역에서 술에 취해 철로에 떨어진 생면부지의 일본인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가 함께 숨졌다.

구름이 낀 데다 가랑비까지 내렸지만 위령제에는 일반시민.초등학생 등 5백여명이 모여들었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관방장관.나카타니 겐(中谷元)방위청장관 등 유력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모리 요시로(森喜朗)전 총리 등은 조화와 조전(弔電)을 보냈다. 한국측에서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조화를 보냈고, 최상룡(崔相龍)주일대사 등이 위령제를 찾았다.

李씨의 아버지 이성대(李盛大.64)씨는 "비록 우리 가족엔 지난 1년이 엄청난 고통의 나날이었지만 수현이의 행동은 한.일 우호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26일 아시아 출신 유학생들을 돕기 위한 '이수현 추모 장학회'가 정식 출범했다. 또 27일에는 숨진 두 사람의 이름을 딴 제1회 '수사(秀史)문화제'가 개막돼 추모 콘서트(도쿄 산토리홀)등 각종 행사가 열렸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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