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앞두고 대학 등록금 인상 진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신학기를 앞두고 대학마다 등록금 인상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대학 당국들은 물가상승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적어도 10%는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각대학 총학생회는 동결을 요구하며 집단시위로 맞서고 있다.

이 때문에 학내 소요는 물론 이달 말까지 확정해야할 새해 예산 책정도 표류하고 있다.

부산외국어대는 학생들이 대학측의 등록금 10% 인상 방침에 반발,지난 14일부터 행정처장실 등의 집기를 들어내고 시위를 벌이며 지역 내 다른 사립대와 연계투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충북 청주대 학생들도 23일부터 총학생회 주도로 대학도서관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대학측이 “등록금 인상요인은 16.5%이지만 충청권 대학평균 인상률 이하로 인상하겠다”고 설득 중이지만 총학생회측은 동결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의 경북대는 10여 차례에 걸쳐 ‘기성회비 조정협의회’를 열었으나 14% 인상을 주장하는 학교측과 인하를 요구하는 학생회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대구대도 9.8% 인상을 주장하는 학교측에 맞서 학생회측이 동결을 요구해 진통을 겪고 있다.

대전의 충남대는 당초 14 ∼ 15% 올리려다 학생들의 반발로 10.07%로 낮춰잡았지만 학생회측은 “이달 중 등록금 고지서를 발부하는지 지켜보고,대학측이 두 자리 수 인상을 밀어부칠 경우 본격적인 등록금 투쟁에 나서겠다”고 별르고 있다.

한밭대 역시 19% 인상을 추진하는 학교측과 동결을 요구하는 총학생회간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전남대도 올해 등록금을 신입생 12.9%,재학생 9.9% 등 평균 12.3% 인상할 계획이지만 역시 총학생회의 반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조선대는 9.5%로 내정했지만 총학생회의 반대로 수차례 협상이 결렬된 상태이다.

목포대의 경우 등록금 진통을 줄이기 위해 지난 8일 교수 ·학생 ·교직원 ·학부모 대표로 ‘기성회비 책정위원회’를 구성해 4차례 협상을 가졌고 인상률 목표도 9%로 낮게 잡았지만 학생들의 동결 요구가 워낙 거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 아주대 ·경기대 ·경원대 등 경기지역의 주요 대학들은 내부적으로 10% 전후의 등록금 인상 계획을 세웠으나 학생들의 반발을 우려해 현재까지 인상률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4% 정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 물가 인상률과 학교시설 확충 등을 위한 투자 계획분 등을 감안할 때 10%대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지만 학생들의 반발로 인상률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소모성 예산을 축소하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전국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