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루하타 감독, 신작 '호타루' 개봉맞춰 방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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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철도원'의 후루하타 야스오(降旗樣.69)감독이 13일 한국을 찾았다. 신작 '호타루(반딧불이)'를 알리기 위해서다. '호타루'는 2차대전 중 '죽더라도 반딧불이가 돼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산화해 간 가미카제 특공대를 그린 영화.

"어린 시절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을 만난 기억이 있다"며 "그들의 죽음이 절대 잊혀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했다"고 밝혔다.

특히 '호타루'에는 강제 징집돼 특공대원으로 숨져간 한국인이 등장한다. 이에 대해 그는 "섣불리 한일간의 화해를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다. 일본이 한국에 저지른 잘못은 사과해서 끝날 일도, 사과받았다고 용서할 일도 아니다"고 못박았다.

"일본에서도 이 영화가 가미카제의 죽음에 분명한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며 일부에서 비판을 했다"면서 "단지 주인공들의 인간적인 갈등과 고민에 초점을 맞춰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새처럼 높은 곳에서 역사를 내려다본 게 아니라 숲 속 벌레의 시각에서 접근했다는 설명이다.

도쿄대 불문과 출신으로 1966년 데뷔한 이래 39편의 영화를 만든 그는 '철도원'의 주연인 다카쿠라 켄과는 이번 작품으로 열 여덟번째 손을 맞잡았을 만큼 절친한 사이다.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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