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왕' 장보고 비 일본에도 건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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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도쿄=오대영 특파원] 무역왕 장보고(張保皐)를 기리는 비(碑)가 13일 일본 3대 사찰의 하나인 교토(京都)의 엔랴쿠지(延曆寺)에 세워졌다.

이 비는 장보고와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일본의 고승 자각대사(慈覺大師) 엔닌(圓仁)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건립됐다.

엔닌 스님은 838년부터 9년간 당나라 성지를 순례하는 동안 장보고 휘하의 사찰들과 재당 신라인들로부터 헌신적인 보살핌을 받았다. 이에 감복한 그는 순례를 마치고 쓴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에 장보고를 흠모하는 내용의 서한을 남겼다.

이를 발견한 엔랴쿠지측이 "두 사람의 인연을 비로 남겨야 한다"고 전남 완도군에 요청했고, 군 당국이 이를 받아들여 11년간 사업을 추진한 끝에 엔닌 스님 탄생 1천2백주년이 되는 올초 결실을 보게 된 것.

공예 명장인 이재휴씨가 전남 영암 도갑사의 도선국사 수미왕사비를 본떠 수작업으로 제작한 기념비는 높이 4.2m의 돌에 '청해진대사 장보고 비(淸海鎭大使 張保皐 碑)'란 비명과 한글 비문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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