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제일화재 이공주 눈부신 '공주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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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공주가 나타났다?

여자 핸드볼 선수 이공주(22.제일화재)의 별명은 '공주'다. 투박한 외모와 팀내 청소며 빨래를 혼자 다 맡을 만큼 바지런함은 화려한 공주와 거리가 멀다.

그러나 이공주는 이름 때문에 붙은 이 별명에 실업 3년 내내 벤치 멤버로만 맴도는 자신의 기(氣)를 조금이라도 세워주려는 주위의 애정이 묻어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3일 경북 구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핸드볼큰잔치 2차대회 첫날 경기에서 '만년 후보' 이공주를 앞세운 제일화재가 초당대를 21-19로 누르고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스폰서를 못구해 대회 축소 파동을 겪은 핸드볼 큰잔치처럼 제일화재도 현재 만신창이 전력이다.

국가대표 왼쪽 윙 문은실은 지난해 12월 결혼과 함께 돌연 은퇴를 선언했고 주전 김유신과 이은진은 부상으로 빠져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였고, 무명 이공주에겐 절호의 찬스였다. 이공주는 전.후반 60분을 끊임없이 뛰는 체력을 바탕으로 왼쪽 사이드를 파고들며 6득점, 문은실의 공백을 말끔히 메웠다. 또 고졸 예정자인 신인 장남주(19.3골)도 고비 때마다 득점에 가세해 팀에 활력을 주었다.

남자부에선 성균관대가 박태환(11골).한희석(8골) 쌍포를 앞세워 1차대회 대학부 우승팀 한체대를 29-22로 크게 물리치며 '성대 돌풍'을 이어갔다.

최민우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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