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 소비심리 호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공조라도 한 듯 한국과 미국의 소비심리가 호전되면서 새해 경기회복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미국의 경우 올 1년간 열한차례에 걸친 금리인하 효과가 나타날 때도 됐다. 반도체 경기가 깨어나면서 한국 경제도 바닥을 쳤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가고 있다.

◇ 미 경제 내년 상반기 회복할 듯=12월 소비자신뢰지수의 큰폭 반등은 고무적이다. 소비활동이 미국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11월 신규주택 판매도 전달보다 6.4% 늘어났다. 같은 달 내구재 주문은 4.8% 감소했지만 불황이 극심했던 운송부문을 제외하면 1.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주택 판매가 늘고 컴퓨터.자동차.기계 등의 소비가 지난달 2~5% 늘어난 것도 그동안의 줄기찬 금리인하가 서서히 약발을 발휘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아울러 국제 에너지가격 안정으로 올겨울 미국 소비자들의 간접적인 소득증가 효과가 8백억달러에 이른다는 분석도 경기회복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이르면 내년 초,늦어도 중반께엔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정보기술(IT) 분야에 아직도 많은 자금이 잠겨 있는 상태라 회복세가 빠를 순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 국내 소비심리도 기지개=한국은행의 소비자 동향조사가 이런 움직임을 말해준다. 앞으로 6개월 동안 소비를 늘리겠다는 가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교육.여행.의류비 지출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6개월 안에 부동산을 구입할 계획이 있다는 가계의 비중도 7%로 3분기(6%)보다 높아졌다. 이는 99년 4분기(7%)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6개월 안에 승용차를 구입할 계획이 있는 집도 전분기(4%)보다 높은 6%를 나타냈다.

강호인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은 "실업률과 금리가 내려간 데다 명목임금과 주식.부동산 값이 상승하면서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며 "내년에는 민간 소비가 3~4%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경호.윤창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