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통일론' 일본 외상 발언 갈수록 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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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일본 외상의 '중국의 홍콩식 대만 통일론'발언을 둘러싸고 일본과 대만의 갈등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까지 가세함으로써 중국과 대만간 '통일논쟁'이 재연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다나카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홍콩이 절차를 밟아 (영국에서 중국으로)반환됐듯이 대만도 그렇게 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다나카의 발언은 중국 주도로 통일하되 대만은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식 통일'을 지지한다는 뜻으로 해석돼 큰 파문을 낳았다.

대만 정부는 26일 외교부 정무차관을 일본의 대(對)대만외교기관인 교류협회 타이베이(臺北)사무소에 보내 정식 항의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7일에는 22개 대만 민간단체 회원 50여명이 교류협회 타이베이 사무소에 몰려가 항의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일본 외무성은 "외상의 발언은 중국.대만이 서로 지혜를 모아 평화적으로 통일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일본 정부의 입장에는 전혀 달라진 게 없다"며 발언이 왜 문제인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다나카 외상이 중국의 평화통일을 지지하고 있는 데 대해 유의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입장이 세계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준 것"이라고 흡족함을 나타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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