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부정] 서울 H외고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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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도 우수하고 아주 착한 아이들이었는데…."

수능 부정행위가 적발돼 경찰 조사를 받은 3명의 수험생이 소속된 서울 H외국어고의 교사.학생들은 1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학교 측은 이날 아침 언론 보도를 보고 확인을 위해 관련 학생들을 학교로 불러 면담을 했다. 학생들은 면담에서 자기들이 수능 부정행위를 한 게 맞다고 순순히 인정했다.

학생들이 학교에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 6월 수능 모의고사 성적이 평소보다 떨어져서 고민하던 이모군이 같은 반의 정모군과 이모군에게 각각 외국어영역과 수리영역의 답을 알려줄 것을 부탁했다. 부탁을 받은 두 학생은 친구를 도와준다는 생각에 별다른 대가 없이 부정행위에 응해주었다.

평소 정모군은 영어를, 이모군은 수학을 다른 과목에 비해 특히 잘하는 편이었다고 한다.

이들 관련 학생은 학교 내신 시험에서는 부정행위를 한 적은 없으나, 수능 직전에 치른 모의고사에서 한번 부정행위를 연습한 적이 있다고 학교 측에 털어놨다.

이 학생들은 평소 내신성적은 하위권(38명 중 35~36등 정도)이지만 수능 모의고사 성적은 480점 이상(500점 만점)으로 매우 우수한 편이었다.

하지만 휴대전화 부정행위를 한 이번 수능에서는 답을 알려줄 것을 부탁했던 이군의 경우 오히려 시험을 망쳐 400점대 초반의 점수를 받았다. 나머지 두 학생도 평소 모의고사 성적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학교 측과의 면담 과정에서 밝혀졌다.

한편 이 학교의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 '학교 망신'이라며 부정행위 가담자가 누구인지 밝혀내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교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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